이데일리

  • 뉴스레터 신청
  • FAMILY SITE



1년 전 해저드 아픔 씻어낸 박성현, 묘수는 '범프 앤 런' 어프로치

입력시간 | 2017.07.17 10:52 | 김인오 기자 inoblue@e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1년 전 해저드 아픔 씻어낸 박성현, 묘수는 `범프 앤 런` 어프로치
17일(한국시간) 끝난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미국 진출 후 첫 우승을 일군 박성현이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골프전문기자]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 제72회 US여자오픈에서 미국 진출 후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성현(24)은 1년 전 같은 대회에서 아쉽게 우승을 날리고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기회를 놓쳤지만 자신을 탓하며 ‘때’를 기다렸다. 묵묵히 기다린 끝에 얻은 과실은 달콤했다. 메이저대회로 첫 우승을 신고하면서 ‘박성현 시대’를 예고했다.

◇워터해저드 불운 설욕

지난해 7월 11일로 시간을 돌려보자. 당시 US여자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박성현은 마지막 72번째 홀을 앞두고 선두 그룹을 1타 차로 추격했다. 마지막 홀은 투온이 가능한 파5 홀이라 역전 떠는 연장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티샷은 좋았다. 드라이버를 힘차게 돌린 박성현은 홀까지 약 220야드 남은 페어웨이에 볼을 잘 가져다놨다. 평소 즐겨치던 17도 하리브리드 클럽을 잡을 수 있는 거리라 고민의 시간도 길지 않았다. 그린 왼쪽에 길게 늘어선 워터해저드도 평소대로 치면 충분히 넘길 수 있는 거리였다.

‘걱정하는 곳으로 간다’라는 골프 격언이 있다. 박성현의 두 번째 샷이 딱 그랬다. 클럽 헤드를 떠난 볼은 그린을 향해 비행을 시작하다가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워터해저드로 사라졌다. 2015년 전인지에 이어 2년 연속 초청 선수 우승의 꿈도 함께 날아가 버렸다. 결국 네 번만에 그린에 오른 박성현은 파 퍼트마저 놓쳐 2타 차 공동 3위로 대회장을 쓸쓸하게 나서야 했다.

1년을 절치부심한 박성현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699야드)에서 끝난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냈다.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한 박성현은 우승을 차지하며 1년 전 아쉬움을 달랬다.

우승컵의 가치는 컸다.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신인 최대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만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6개월 동안 우승 없이 톱10에 네 차례 오르며 기대감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 특유의 장타력도 질기고 긴 러프 함정에 갇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무리한 공략’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려의 목소리는 모두 사라졌다. 박성현은 두둑한 배짱과 포기 없는 집념으로 역전을 이뤄냈다. 신인왕 부문에서는 이미 경쟁자가 없고, 다승도 시간 문제다. 우승 상금 90만 달러(약 10억 2000만원)를 받아 주머니도 가득 채워졌다.

박성현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2라운드를 마치고 상위권과 멀어졌지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년보다 나은 성적을 목표로 했는데 우승으로 마칠 수 있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들의 ‘텃밭’임이 다시 증명됐다. 한국 선수들은 박성현의 우승으로 US여자오픈에서만 통산 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가 역대 한국인 US여자오픈 우승자다.

◇환상의 ‘범프 앤 런’ 어프로치

이날 마지막 승부처는 마지막 18번홀이다.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박성현은 18번홀(파4)을 2타 차 단독 선두로 들어섰다. 아마추어 최혜진이 16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를 하는 바람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유일한 경쟁자는 펑산산(중국)이었다.

박성현의 세 번째 샷은 100야드 이내였다. 웨지 샷으로 충분히 홀에 붙일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짧게 깎인 잔디에 내리막이 홀을 지나서까지 이어져 쉽지 않은 어프로치 샷을 남겨뒀다. 박성현의 ‘범프 앤 런’을 선택했다. 그린 입구에 낮은 탄도로 떨어뜨려 홀까지 굴리는 고난도 샷이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홀 30cm 부근에 붙여 무난하게 파를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박성현은 캐디 데이비드 존스를 칭찬했다. 그는 “네 번째 샷을 남기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 때 데이비드가 ‘평소 연습하던대로 치면 된다’고 조언했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고, 홀이 잘 붙어 나도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아마추어 최혜진은 1967년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에 이어 50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했지만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단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대거 상위권을 점령했다.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과 허미정(28)이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세계랭킹 50위 이내 자격으로 출전한 이정은6(21)는 공동 5위를 기록했다. XML:Y

독자의견

오픈 로그인계정을 선택해 로그인 해 주세요.
이데일리 계정 또는 소셜 계정으로 로그인하시면
의견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카카오스토리
닫기

신고사유

신고하기취소하기

*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 주세요.


이시각 주요뉴스

뉴스 카테고리별 이동








    뮤직차트 더보기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아이유 (IU)
    비밀의 화원
    비밀의 화원 
    아이유 (IU)
    매일 그대와
    매일 그대와 
    아이유 (IU)
    어젯밤 이야기
    어젯밤 이야기 
    아이유 (IU)
    개여울
    개여울 
    아이유 (IU)










    INSIDE FOCUS - 이데일리 사업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