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시범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 보다는 공을 던져보고 컨디션을 점검하고 조율해야 될 기타의 것들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시범경기 성적이 기대 이하다. 경쟁의 개념이 아니어서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구단이나 선수나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천천히 시간을 두고 만들어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시 베켓(33·LA다저스)은 조금 특이한 경우다. 류현진(26·LA다저스)을 포함해 8명의 선발투수 요원이 뒤엉켜 있는 다저스지만 베켓만큼은 실력만 가지고도 이미 한 자리를 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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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켓은 시범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으로 ‘딜리버리(투구시 팔로 던지는 동작)’ 교정을 꼽았다. 이게 현재까지는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호성적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딜리버리가 교정되면 가장 큰 효과를 보는 게 구속이다. 생애를 통틀어 빠른공 평균구속이 93.1마일(150km)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 시즌도 없었던 강속구 투수였는데 그게 지난해 91.4마일(147km)대로 주저앉으며 화려했던 ‘닥터 K’의 명성에 먹칠이 가해졌다.
베켓은 회복세에 있는 구속을 보면서 즐겁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을 10일간 지도해준 샌디 쿠팩스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공을 돌렸다.
플로리다 말린스(마이애미 말린스 전신) 시절 베켓은 리그 최고의 투수 유망주였고 기대만큼 성장해 롱런해왔다.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 시즌 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다저스로 건너와 부활의 나래(7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2.93, 스트라이크아웃 비율 20.8%)를 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딜리버리를 교정하면서 더 강해진 듯 보인다. 사람들은 다저스하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의 최강 원투펀치에만 주목하지만 정작 대박을 터뜨릴 자는 베테랑 베켓일 수 있다는 전망이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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