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여배우 기근? 김혜수·전지현과 '새세계' 원해"

영화 '몽타주'서 유괴범에 아이 잃은 엄마 하경 역
'미혼 여배우'의 믿기 어려운 모성 연기 '극찬'
"또 엄마 연기, 걱정했지만 이야기의 힘 믿었다"
  • 등록 2013-05-21 오전 8:00:00

    수정 2013-05-21 오후 1:05:39

‘팔색조’ 엄정화도 못하는 게 있을까. 그는 ‘감정연기’를 꼽으며 “반복해 하면 할수록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흔들림 없이 대사하면서 예쁘게 눈물을 떨어뜨리는, 그런 연기 있잖아요. 멜로영화에 꼭 나오는. 전 그게 왜 그렇게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여자 영화는 사람들이 봐주질 않으니까요. 손해 보면서 영화를 만들 순 없으니 이해는 하면서도 선택의 폭이 좁아 아쉽긴 하네요.”

영화 ‘몽타주’(감독 정근섭·제작 미인픽쳐스)로 돌아온 배우 엄정화(44)의 말이다. 쏟아지는 칭찬에 감사해 하면서도 아쉬운 점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갔다.

‘몽타주’는 아동 유괴·사망사건을 그린 휴먼 스릴러다. 극 중에서 엄정화는 유괴범에게 딸을 잃고 고통 속에 사는 엄마 하경을 연기했다. 이야기는 15년 넘게 한 사건을 쫒는 형사 오청호 역의 김상경이 끌고 간다. 하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엄마’ 엄정화다. 절절한 모성애 연기로 극찬받고 있다. 클라이맥스에서 아이를 잃고 오열하는 연기에 상대배우 김상경은 “자식이 100명은 있는 사람 같다”고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몽타주’는 한국영화계에 단비 같은 작품이다. 모처럼 여배우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존재감을 보였고, ‘신세계’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한국영화를 살려낼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언맨3’, ‘위대한 개츠비’ 등과 경쟁해 개봉 첫주 65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 중심에 ‘여배우’ 엄정화가 있지만 맡은 역할은 ‘또’ 엄마로 새로울 게 없었다. 바로 전작인 ‘댄싱퀸’(2012)을 비롯해 최근 4년간 출연한 영화 모두에서 그는 엄마였다. ‘몽타주’와 같은 스릴러 영화에서 모성애 연기를 펼친 것도 ‘오로라공주’(2005), ‘베스트셀러’(2010)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그런 이유로 처음에는 선뜻 ‘하겠다’는 말을 못했다. 마음을 돌린 건 ‘여느 스릴러와 다른 결말, 이야기’에 끌려서다. 엄정화는 “결과적으로는 하길 잘했다 싶지만,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여배우의 열악한 현실을 에둘러 말했다.

영화 ‘몽타주’에서 하나 뿐인 딸 서진을 잃은 엄마 하경으로 열연한 배우 엄정화가 16일 오후 서울 회현동의 한 호텔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남자 영화가 대부분이니 여배우는 설 자리가 없어요. 그나마 주어지는 역할도 제한적이고요. 저도 배우로서 물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죠. 그런데 그럴 작품이 없는 걸요.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보며 남자 배우들은 참 좋겠다 했네요. 저도 그런 작품 해보고 싶거든요. 김혜수, 전지현, 김윤진과 ‘새세계’. 하하. 그런데 막상 상상을 해보니 기 싸움에서 밀릴까 무섭긴 하네요.”

엄정화는 배우다. 또 동시에 가수로 불린다. 두 얼굴이 자연스럽다. 무대 위 모습만큼이나 작품 속에서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아찔한 관능미와 거침없는 솔직함. 여기에 이웃집 언니 같은 친근함까지. 과감하게 중앙선을 넘나들었다.

어쩌면 ‘변신’은 연예계에 첫발을 떼던 그 순간부터 숙명이었는지 모른다. 1992년 영화 ‘결혼이야기’로 데뷔해, 이듬해인 1993년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OST 수록곡인 ‘눈동자’로 가수가 됐다. 이후 정확히 20년을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정상에 선 지금도 그는 여전히 꿈을 꾼다.

“새 앨범도 당연히 내야죠. 언제라고 말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무대에서 다시 노래하고 춤을 출 거라는 겁니다. 이러다가 갑자기 좋은 곡 만나면 바로 활동할 수도 있고요. 전 지금도 일하는 게 정말 좋아요.”

엄정화는 한때 도시녀의 전형으로 통했다. 그러다가 30대 후반 ‘아내’를 거쳐, 40대 ‘엄마’ 캐릭터를 완성해냈다.(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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