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프로골퍼의 일탈 행위, 협회책임도 크다

  • 등록 2013-12-13 오전 6:01:00

    수정 2013-12-13 오전 6:01:00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오늘(13일)부터 사흘간 KLPGA 투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이 개최된다. 내년 시즌에 포함된 대회지만 해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를 정리하는 ‘피날레’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회장 구자용)는 소속 선수의 불미스러운 일로 좌불안석이다.

‘불미스러운 일’의 개요는 이렇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거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정연(34)이 올해 3월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돼 지난 11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것. 재판부는 “이정연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 지구대에 가서도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반성하는 태도도 미흡하고 공권력을 경시하는 점 또한 심각하다”고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이정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리운전기사가 집 앞까지 데려다 준 후 음주단속에 걸렸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음주운전이라는 현행법 위반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른 프로스포츠라면 ‘선수제명’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질 정도의 큰 잘못이다.

더욱이 이정연이 KLPGA 선수회장인 선수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개인적인 도덕성까지 강요할 순 없지만 후배 선수들에게 모범이 돼야 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KLPGA 투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벌써 내년 신설 대회가 확정되는 등 국내 여자골프는 최고점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니 이번 사건은 시쳇말로 잘 나가는 집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린 게 되는 셈이다.

누구보다 이정연의 뼈저린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협회라고 비난을 피해 가기는 힘들다. 이 사건으로 선수교육에 대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협회는 정규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한 ‘투어 프로 세미나’, 준회원·정회원 대상의 입문 교육, 전체회원을 대상으로 매달 진행되는 ‘멤버스 아카데미’까지 매년 수차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 규정이나 능력 계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공인이나 다름없는 프로골퍼에게 필요한 인성교육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쏟아지는 그리고 쏟아질 비난에 대해 협회가 억울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한다. 또 다른 ‘고춧가루’를 맛보고 싶지 않다면 이제라도 선수들을 위한 체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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