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 보다 먼저 간 김연아와 박지성

  • 등록 2014-05-17 오전 6:28:47

    수정 2014-05-17 오전 9:09:55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2014년 5월 유독 국내 대형 스포츠스타들의 은퇴가 줄을 잇고 있다. 6일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아이스쇼’를 통해 팬들과 작별인사를 한 데 이어 14일엔 ‘영원한 캡틴’ 박지성(33)이, 15일엔 프로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 출신 김승현(35)이 은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무대에서 정점을 찍었다. 김승현은 국내프로농구(KBL) 출범 초창기 흥행을 주도한 선수였다. 당대 최고의 외국인 용병 마르커스 힉스와의 콤비 플레이는 동양오리온스(현 고양오리온스)가 최고 인기 구단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국내 최고의 스포츠스타인 박지성(맨 왼쪽)과 김연아(가운데), 김승현이 공교롭게도 같은 달 은퇴를 선언했다. / 사진= 한대욱 기자


김승현은 178cm라는 크지 않은 키에도 빅맨들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용병’ 힉스와 라이언 페리맨에게 ‘노룩패스(No look pass)’를 건넸다. 김승현과 김병철, 전희철, 힉스, 페리맨의 조합은 2001-2002시즌 오리온스를 단숨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승현은 데뷔 첫 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농구선수로 우뚝 섰다. 2004-2005시즌 53경기에서 평균 13.7점, 10.5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평균 어시스트와 ‘더블더블’ 기록도 세웠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국내 축구계의 샛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한·일월드컵 포루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결승골은 한국이 ‘4강 신화’를 쓰는 데 밑거름이 됐다.

PSV 에인트호벤에서 유럽 무대 첫발을 내 딛은 박지성은 고속성장을 통해 2005년 세계 최고 명문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입단했다.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반 니스텔루이, 카를로스 테베즈, 파트리스 에브라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함께 뛰면서 7시즌(2005~2012년)동안 205경기에 출장, 27골을 넣었다.

16일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 BBC 등과 미국 주요 언론을 비롯해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언론들은 일제히 박지성의 은퇴 소식을 타전했다. FIFA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은퇴했다”고 알렸으며 PSV, 맨유, QPR 등 박지성의 옛 소속 구단들도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업적을 재조명했다.

세계 최고의 피겨선수 김연아의 은퇴는 팬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은메달에 머물자 피겨 전문가들과 팬들 200만명 이상이 재심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벌였다.

딕 버튼과 팀 우드와 빌 파우버 등 피겨 원로들을 비롯해 필립 허쉬(시카고 트리뷴), 잭 갤러거(재팬타임스), 제시 헬름스 등 피겨계 저명한 기자와 칼럼니스트 등도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의 은메달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선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228.56점)을 세웠으며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올포디움(All Podium,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내에 입상해 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달성했다.

선동렬과 최동원, 차범근, 이만기는 1980년대, 박찬호, 박세리, 허재는 1990년대 스포츠 영웅으로 통했다. 2000년대는 박지성, 2010년대는 김연아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2014년 박지성과 김연아, 농구계 최고 스타였던 김승현까지 현역에서 물러났다.

손흥민, 손연재가 박지성과 김연아를 대신할 수 있을까. 이형기 시인은 시 ‘낙화’에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했다. 박지성과 김연아의 뒷모습은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두 사람은 이형기 시인이 말한 ‘가야 할 때’보단 다소 이른 시점에 떠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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