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형돈(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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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개그맨 정형돈이 돌아온다. 지난해 11월 불안장애를 호소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정형돈은 내달 5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로 활동을 재개한다. 그보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프로젝트 그룹 ‘형돈이와 대준이’로 신곡 ‘결정’을 공개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새로운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그중 예외가 있다.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이다. ‘무도’는 정형돈을 지금의 자리로 끌어올린 프로그램이다. 한동안 ‘잠정 하차’ 상태였던 정형돈은 7월 말 소속사를 통해 ‘무도’에서 최종 하차한다고 밝혔다. ‘주간아이돌’로 복귀를 알린 후에도 이 사실은 변함없었다. 이에 일부 ‘무도’ 팬들은 정형돈의 하차에 서운함을 표하고 있다.
예능인은 ‘웃겨야 하는’ 직업이다. 순발력과 재치, 연기력 등을 요한다. 시청자를 매주 즐겁게 하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예능인은 타인에게 웃음을 주는 역할이지만 정작 자신을 엄청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시즌제가 아닌 매주 지속될 경우 숨을 돌릴 휴식기도 없다. 이경규, 김구라, 김제동 등 예능인들이 유난히 공황장애를 많이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종의 ‘감정 노동’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도’는 파급력이 상당한 프로그램이다. 그것도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어느 순간부터 ‘무도’는 자신의 의지로 하차하고 싶어도 하차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됐다. 보통 장수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출연진을 교체하며 생명력을 이어간다. 정해진 포맷 없이 인적 구성이 중요한 ‘무도’의 특성상 교체가 불가능하다. 작가나 스태프는 주기적으로 바뀌지만 김태호PD와 멤버들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이 매주 견디는 스트레스나 중압감은 상당할 것이다. 지금 누리는 인기가 ‘무도’에 빚진 것이라 해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누군가 하차를 택했다면 그것 역시 존중받아야 할 그의 ‘결정’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