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반응 싸할 땐…코미디도 공포”(인터뷰)

‘스물’부터 ‘극한직업’까지 코미디 한 우물
  • 등록 2018-04-02 오전 6:00:00

    수정 2018-04-02 오전 6:00:00

‘바람 바람 바람’으로 두 번째 상업영화 선보이는 이병헌 감독(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스물’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까지. 상업영화 데뷔작부터 차기작까지 세 편 연속 코미디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고 있다. 이병헌 감독 얘기다. 오는 5일 ‘바람 바람 바람’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그 이유를 들어봤다.

“웃는 게 좋아요.”

‘왜 코미디만 하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심플했다. “지금은 잘하는 것을 견고하게 만들 때인 것 같아요”라고 덧붙인다. ‘스물’에서 찌질한 청춘의 성장통을 그려낸 이병헌 감독은 ‘바람 바람 바람’에서 불륜을 소재로 한 어른용 코미디를 선보인다. ‘견고히 하겠다’는 이병헌 감독의 말에서 코미디 장르에 대한 자신감뿐 아니라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현실적인 고민도 읽혔다. 그 고민은 공포 영화에 빗댄 말에서도 충분히 짐작됐다.

“사람마다 웃음 포인트가 다르잖아요. 저는 웃기다고 넣었는데 불발로 끝날 때가 있어요. 온몸이 쪼그라들 것처럼 무서워요. 코미디 영화지만 그럴 때는 공포영화가 따로 없죠.”

‘바람 바람 바람’이 그런 시련을 줬다. ‘스물’ 때는 ‘웃겨야 한다’는 강박조차 행복했는데 ‘바람 바람 바람’은 위태하고 불안했다. 원작이 있어서 더했을 것이다. 국내 정서에 맞게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액션이나 볼거리가 있는 게 아니어서 각색을 하면서 대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의 경쟁력은 대사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사 한 줄을 놓고 어떻게 써먹을지 계속 고민해요. 만족할 때까지 다듬고 만들죠. 그 작업이 이번에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코미디를 좋아한다 하면서도 이병헌 감독은 유러머스한 성격은 아니다. 스스로도 과묵한 편이란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코미디를’ 싶다가도 그 의외성에 궁금증이 유발한다.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에너지도 없고요. 말이라도 아껴야 작업을 하거나, 저녁에 술을 마실 수 있어요. 아, 술이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는 것 같기는 하네요.”(웃음)

‘바람 바람 바람’이 개봉 전이어서 그런지 소재와 장르만을 놓고 불륜을 옹호하는 영화가 아니냐고 의심한다. 원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에 국내 정서상 그렇게 볼 여지도 없지 않다.

“어떻게 불륜을 미화하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겠어요. 리메이크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고요.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하찮은 일탈이 주는 공허함이에요. 그래서 엔딩은 ‘적어도 해피엔딩처럼 보이게 하지는 말자’고 다짐하며 작업했죠. 그러나 영화를 해석하고 느끼는 건 보는 사람의 몫이니까 그렇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그 비난은 제가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준 시련은 사람으로 잊고 코미디가 준 시련은 코미디로 잊는 법인가 보다. 그는 차기작도 코미디를 선택했다. ‘극한직업’이다. 실적이 부진한 마약반 형사들이 마약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서 망해가는 치킨집에 위장취업을 했는데 웬걸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을 그린 시츄에이션 코미디다.

“어찌보면 ‘스물’부터 ‘극한직업’까지 트릴로지 같은 느낌이 있네요. ‘스물’은 젊은 패기로 썼다면 ‘바람 바람 바람’은 뭔가 다 쏟아낸 느낌이고 ‘극한직업’은 작정하고 한번 웃겨보잔 생각으로 썼어요. 비록 ‘바람 바람 바람’이 저를 힘들게 했지만 애착은 더 갑니다. 애정이 큰 만큼 제 진심이 관객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이병헌 감독(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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