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우승 하고 싶어요. 아니 해낼게요."

올해 5개 대회에서 '톱5' 2회, 상금랭킹 10위
작년 QT 첫날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 후 변화
  • 등록 2018-04-06 오전 6:00:00

    수정 2018-04-06 오전 6:00:00

정재은. (사진=J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아직 많이 부족하죠. 다만 작년과 비교하면 조금 나아졌을 뿐이에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4년 차를 맞은 정재은(29)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2018시즌 JLPGA 투어 개막 이후 5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온 정재은은 3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잠시 잊고 있던 우승이라는 목표를 다시 꺼낼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며 “할 수 있을 같다. 아니 해내겠다”고 시즌 출발부터 잔뜩 자신감을 보였다.

정재은이 다시 미소를 찾기까지는 적잖은 고통이 따랐다. 그는 지난해 일본 진출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31개 대회를 뛰었지만 12번이나 컷 탈락했다. 먼싱웨어 도카이 클래식 공동 8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상금은 1609만5857엔(약 1억6150만원)을 벌어 64위에 그쳤다. 50위까지 주는 시드 획득에 실패한 정재은은 2년 연속 퀄리파잉 토너먼트(이하 QT)를 치러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정재은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는 “잔뜩 기대를 안고 시작한 새 시즌이었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며 “의욕은 바닥까지 떨어졌고, 머릿속에선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맴돌았다”고 몇 개월 전을 돌아봤다.

정재은은 무거운 마음으로 QT가 열리는 나고야로 이동했다. 마음 속으로는 ‘떨어지면 골프를 그만두겠다’고 굳힌 상태였다. 1라운드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그날 밤이었다. 정재은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날 정재은은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61위에 그쳤다. 시드 획득의 마지노선인 35위와도 거리가 멀었다. 그 순간 오기가 발동했다. 정재은은 “1라운드를 끝내고 돌아와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이대로 무너질 수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QT에서 떨어지면 다 포기하고 골프를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그러기엔 그동안의 노력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고 자신을 변화시킨 그날의 일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잠을 설쳐가며 스스로를 향해 강하게 채찍질 한 정재은은 다음날 거짓말처럼 순위를 끌어올렸다. 2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치며 10위권 이내로 뛰어오르더니 다음날 3라운드에서는 5타를 더 줄이면서 공동선두에 올랐다. 안정권으로 올라선 정재은은 마지막 날 7위로 조금 미끄러졌지만 2018년 시드를 손에 넣었다. 그날 이후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신감도 조금은 되찾을 수 있었다.

불과 몇 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정재은의 2018년은 일이 술술 풀려가고 있다. 지난 3월 오키나와에서 열린 JLPGA 투어 개막전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를 시작으로 5주 연속 출전한 5개 대회에서 티포인트 레이디스오픈 공동 4위, 야마하 클래식 공동 3위로 2차례 ‘톱5’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상금랭킹 10위(1135만9000엔)에 올라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큰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지난 겨울 국내에서 체력훈련을 하던 중 오른쪽 햄스트링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동계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준비가 덜 됐고 걱정을 안고 새 시즌을 시작했지만, ‘후회 없이 해보자’고 생각을 바꾼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재은은 일주일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낸 뒤 7일 일본으로 들어가 6주 연속 강행군을 시작한다. 날씨가 더워지고 체력 소모가 많아지는 만큼 더 바짝 조여야 한다. 여기서 뒤처지면 다시 올라서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정재은은 “좋은 출발을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것도 아니다”며 “성적을 떠나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긴장의 끈을 풀지 않았다. 이어 “다음에 돌아올 때는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며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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