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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은 그라운드 안의 가장 큰 적인 멕시코 선수들과의 몸싸움 외에도 각종 외부 요인과 싸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월드컵 2차전 징크스’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무대에 나선 한국은 유독 두 번째 경기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 참패를 당했다.
‘4강 신화’를 이룬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2차전에서 미국과 1-1로 비겼고,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강적 아르헨티나를 만나 1-4로 완패했다.
‘2차전의 저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멕시코와의 2차전은 선수들에게 더욱 부담이다. 대표팀은 앞서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배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북중미 최강자 멕시코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멕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1위 독일을 꺾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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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결전을 펼치게 될 장소인 로스토프나도누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에 육박하고, 한밤중에도 25도를 넘나든다.
대표팀이 러시아에서 주로 머무른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첫 경기를 치른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도 햇빛이 강한 날은 많았지만, 로스토프나도누 정도로 덥지는 않았다.
여기에 멕시코의 광적인 ‘응원전’은 변수로 떠올랐다.
멕시코와 독일전이 열린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관중석의 절반은 멕시코 응원단의 녹색 물결로 채워졌다.
멕시코 팬들은 경기 내내 타악기를 두드리는 응원을 펼쳤고, 일부 극성팬들은 독일 선수를 향해 욕설을 내뱉어 피파의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다. 과격한 멕시코 팬들의 야유는 대표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직관 예고’까지 더해져 대표팀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멕시코전 경기 당일 로스토프 아레나를 직접 찾아 관전한 뒤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서 열린 월드컵 원정 경기에서 한국 대통령이 경기장을 방문하는 건 문 대통령이 최초다.
2차전 징크스와 무더운 날씨, 그리고 문 대통령의 직관까지. 여러 부담감을 돌파하고 대표팀이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24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