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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린(21)은 2016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정규투어로 데뷔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상금랭킹 56위로 겨우 시드를 유지하는 데 머물렀다.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지만, 2017년 같은 경험을 반복해야 했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이효린에겐 큰 부담이었다. 그는 매 대회 긴장 속에서 살았다. 그런 불안함이 커질수록 더 크게 흔들어 놨다. 작년 10월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컷만 통과하면 시드전으로 내려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2라운드 때 2홀을 남기고 2타 차 여유가 있어 컷 통과가 희망적이었다. 하지만 불운이 찾아왔다. 일몰로 경기가 중단돼 다음날로 연기됐다. 이효린은 “2타 차 여유가 있었는데 그날 밤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다음날 2홀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해 컷 탈락하고 말았다”고 악몽 같았던 지난해를 다시 떠올렸다. 결국, 130만원 차로 상금랭킹 62위로 밀려난 이효린은 60위까지 주어지는 시드를 받지 못했고, 지옥으로 불리는 시드순위전으로 떨어졌다.
시드순위전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이다. 정규투어에서 밀려난 선수와 2부, 3부 그리고 예선전을 치러 올라온 선수들과 사흘 동안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친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이효린은 죽기 살기로 쳤다. 다행히 시드전 7위로 한숨을 돌렸다. 그날의 경험은 이효린에게 약이 됐다. 그는 “시드전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곳이다. 다들 절실한 마음으로 온 만큼 사흘 내가 모든 걸 쏟아내야 했다”면서 “그날 이후 다시는 시드전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독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1년 전을 돌아봤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이효린은 내년 시즌을 위해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다가올 겨울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 더 높이 올라가겠는 각오가 비장하다. 그는 벌써 올겨울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효린은 “작년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정말 열심히 했고 그 결과가 올 시즌 성적으로 이어졌다”면서 “연습이 답이라는 걸 알았다. 올해도 정말 열심히 할 각오가 돼 있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