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으로 뭉친 조현우 “다음엔 더 잘하겠습니다”

  • 등록 2019-03-27 오전 12:59:14

    수정 2019-03-27 오전 12:59:14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의 평가전에서 조현우가 골을 막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잘해도 너무 잘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낀 조현우(대구)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킨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차지했다. 선발 출전한 조현우는 이날 90분 동안 콜롬비아의 공격을 단 1실점으로 막으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조현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그는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13경기 중 단 2경기에만 출전한 넘버투 골키퍼로 밀려났다. 그러나 조현우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김승규(빗셀 고베)에 밀려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줬다는 생각을 버리고 연습에 매진했다.

꾸준히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을 기다린 조현우는 콜롬비아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전 이후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장염 증세를 보이자 벤투 감독이 조현우를 콜롬비아전 선발 골키퍼로 낙점한 것이다.

조현우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반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올 시즌 17골을 터뜨린 공격수 두반 자파타(아탈란타)가 이끄는 콜롬비아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주니오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집중한 조현우는 후반 교체 투입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AS 모나코)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조현우의 진가는 경기 종료 직전에 발휘됐다. 2-1 리드를 잡은 한국이 수비를 내리자 콜롬비아는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조현우는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해 콜롬비아의 공격을 막아냈고 한국의 2-1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종료 후 밝은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등장한 조현우는 “오랜만에 출전한 대표팀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굉장히 즐거웠다”며 “팀이 승리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 나가지 못할 때도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항상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벤투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현우는 자신에게 평점을 매겨 달라는 질문에 50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점도 하고 몇 차례 킥 실수가 있었던 만큼 50점 정도밖에 주지 못할 것 같다”며 “다음 소집 땐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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