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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현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가 가파르다. 한편으론 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제작업계가 실력, 역량을 강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지상파의 발목을 잡는 오래된 심의규정 등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일부 낡은 규제도 발맞춰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사이 드라마 시장은 급속도로 규모가 팽창했다. 2010년 한 해 기준 제작된 드라마는 50여편 정도에 불과했지만 방송사, OTT 등 플랫폼이 늘어난 현재 드라마 제작건수는 평균 110~120여편,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작가님들의 입장이 지난 5~6년 사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편성을 선호하거나 고집하려는 경향이 눈에 띄게 옅어졌어요. 채널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졌죠. 처음부터 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채널 편성을 선호하는 작가님들도 적지 않아요.”
또 “타 방송사, 채널에 비해 엄격한 심의, 규제 역시 지상파의 숙제가 될 것”이라며 “규정들이 대부분 20~30년 전 낡은 것들이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어느 순간 이 심의와 규제들이 지상파의 발목을 필요 이상 잡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 변화에 걸맞는 제도의 변화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컨대 중간광고 같은 경우는 명확한 법제화로 기준이 마련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제현 대표는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지는 해외 드라마 시스템과 달리 한국의 드라마는 예전보다 일찍 제작에 착수해 막바지 후반 촬영 작업은 방영과 동시에 진행되는 준 제작 시스템에 가깝다. 시청자의 반응, 여론 등을 살펴가며 제작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한국 드라마 시장의 경쟁력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 52시간제로 바뀌었을 때는 그에 맞게 늘어나야 할 인력 등 제작비가 오른다는 점에서도 고민이 되겠지만 콘텐츠의 질이 낮아지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여부에 대해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52시간 체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퀄리티를 잃지 않고 확보해나가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현장의 현실과 변화한 제도를 어떻게 맞춰나갈 것인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며 “근무하는 스태프들의 기존 계약 조건과 처우에 생길 변화 등 현실적인 면에서의 문제들도 제도 변화에 맞춰 고민해나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