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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토론토의 4-1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2패)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의 빅리그 통산 62승 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31에서 2.95로 낮추며 2점대로 복귀했다. 류현진이 올 시즌 7이닝 이상 던진 것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8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7이닝 7피안타 2실점 패전)에 이어 두 번째였다.
특히 빛난 것은 투구수 관리였다. 류현진은 7회까지 던지면서 투구수 94개만 기록했다. 그 중 스트라이크는 63개였다. 홈런과 볼넷을 허용한 5회말(18개)을 제외하면 15구 이상 던진 이닝이 없었다. 3회말에는 단 10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치기도 했다. 애틀랜타가 자랑하는 강타자 프레드 프리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이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프리먼은 5회말에도 류현진에게 두 타석 연속 3구 삼진을 당했다. 프리먼이 빅리그에서 이 같은 수모를 당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었다.
류현진이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투구 때문이었다. 이날 상대한 26명 타자 가운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인플레이가 나온 것이 20차례나 됐다. 초구가 볼로 선언된 것은 단 6번뿐이었다. 특히 1회말 2번 타자 프리먼부터 4회말 댄스비 스완슨까지 14타자 연속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할 정도로 적극적인 승부가 빛났다.
류현진이 올 시즌 두 번째로 7이닝을 책임졌다는 것은 토론토 입장에서 너무나 반갑다. 올 시즌 토론토에서 7이닝 이상 책임진 선발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팀 내 최다승 투수인 스티븐 매츠(5승)를 비롯해 로비 레이, 로스 스트리플링 등 다른 토론토 선발투수들은 7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매츠는 류현진과 똑같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3차례 기록했지만 모두 6이닝 투구였다. 레이는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가장 많은 이닝은 6⅔이닝이었다.
토론토는 이날 승리 포함, 19승 16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 선두인 보스턴 레드삭스에 겨우 1.5경기 차 뒤질 정도로 선전하는 중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 투구 이닝이 150이닝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선발투수 평균자책점도 4.86으로 하위권(27위). 현재 성적은 구원투수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날 류현진이 1선발로서 긴 이닝을 책임진 덕분에 토론토 불펜진은 모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현지언론도 류현진의 호투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MLB닷컴은 “토론토 선발 투수들이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한 가운데 류현진은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류현진이 빠른 승부와 적은 투구수로 상대 타선을 요리한 것을 빗대 “류현진 같은 투수가 많아진다면 경기 시간 단축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쾌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