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6)의 달라진 골프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마디다. 31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에서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쳐 시즌 2승을 달성한 김효주가 밝힌 ‘골프가 잘 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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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경기한 덕분인지 김효주는 3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무결점 경기로 5타를 더 줄이면서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리고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지난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약 6주 만에 KLPGA 투어 시즌 2승에 성공했다.
2012년 고교생 신분으로 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일찌감치 차세대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2013년 프로가 돼 이듬해 KLPGA 투어 상금왕과 대상 등을 차지했고 8월에는 2014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LPGA 투어가 중단하면서 KLPGA 투어 출전을 늘린 게 분위기 반전의 전환점이 됐다.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약 4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다시 맛봤다. 그리고 4개월 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PGA 투어는 아니었지만, 2번의 우승은 꽉 막혔던 우승 갈증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올해 5월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5년 3개월 만에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김효주의 골프는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한 ‘교과서 스윙’으로 불렸다. 유연하게 이어지는 스윙은 김효주의 트레이드마크다. 하지만, 또박또박 정교한 골프를 할 수는 있으나 경쟁자를 위협할 정도의 강인함과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올해 김효주의 골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강해진 뒷심이다.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선 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2위였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6타를 더 줄이면서 뒤집기로 기분 좋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날 공동 18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2라운드에서 공동 6위,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선 데 이어 마지막 날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우승을 지켜냈다. 특히 이소영이 8타를 줄이며 공동선두로 뛰어오르자 17번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디를 잡아내는 뒷심으로 시즌 2승을 완성했다.
이소영이 1타 뒤진 2위에 올랐고 임희정(21)은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3위, 이소미(22)와 이승연(23), 유해란(20) 등 3명이 공동 4위(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