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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빈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마음 편하게 연말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출전권 걱정 없이 한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KLPGA 투어는 꿈에 그리던 무대”라며 “철저히 준비해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예빈에 대한 잠재력은 모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타이거 우즈와 브룩스 켑카, 미셸 위(이상 미국) 등과 같은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비고 있다. KLPGA 투어에서 나이키의 후원받는 건 손예빈이 유일하다.
골프는 물론 스포츠 선수에게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 나이키는 당대 최고의 활약을 펼치거나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만 후원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우즈와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 LA 레이커스의 농구 황제 르브론 제임스(미국)의 경우 각 분야 최고의 금액으로 계약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골프를 시작한 손예빈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0대 후반부터 KLPGA 투어에서 활약할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손예빈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정규투어가 아닌 드림투어에서 활약했다.
아마추어 시절 맹활약을 펼쳤지만 프로가 된 뒤 사라지는 선수들이 많다. 주변 기대 부응과 상금 등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예빈 역시 최혜진(22)과 임희정(21), 박현경(21) 등 국가대표 선배들처럼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내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손예빈은 “부진이 길어지면서 내가 다시 잘 칠 수 있을지 걱정돼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선수와 비교하지 않고 내 골프에 집중하면서 자신감이 조금씩 올라왔다”며 “부담감이 사라지니까 골프가 재미있어졌다. 시드전까지 수석으로 통과한 만큼 지금은 골프를 하는 게 정말 즐겁다”고 환하게 웃었다.
추후 L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LPGA 투어에 가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며 “LPGA 투어는 골프를 시작한 뒤 언제나 최종 목적지와 같은 곳이다. 한국에서 실력을 쌓은 뒤 LPGA 투어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진영과 박성현 선배처럼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