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듀란트는 1위표 119표를 쓸어 담으며 1232점을 획득, 6표에 그친 제임스(891점)를 완전히 압도했다. 예상보다 듀란트에게 몰표가 나왔다. 투표 결과만 놓고 본다면 ‘라이벌’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였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두 선수의 MVP 대결은 접전 양상이었다. 듀란트가 일찌감치 득점왕을 예약한데다가 효율성(PER)과 승리공헌도(Win Shares)에서 제임스를 앞서며 MVP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야투성공률 등 슛 성공률에서 발전을 거듭한 제임스도 수상이 유력했다. 게다가 팀도 최소 동부컨퍼런스 2위를 확보한 상태여서 3년 연속 수상 가능성이 제기됐던 터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두 선수의 올 시즌 활약상은 크게 차이 났다. 1위표 ‘113표’ 차이는 듀란트의 MVP 수상에 이견이 없음을 증명해주는 수치다. 지난 5년간 제임스를 압도한 선수는 데릭 로즈 이후 듀란트가 처음이다.
특히 그는 올 시즌 41경기 연속 25+득점을 올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종전 기록(40경기)을 깨뜨렸다. 2001년 앨런 아이버슨 이후 13년 만에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기도 했다. 팀은 59승 23패로 치열한 서부컨퍼런스에서도 2위의 호성적을 냈다.
올 시즌은 듀란트가 ‘리그 1인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플레이오프(PO) 1라운드에서 오클라호마시티는 한때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여전히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한 뒤 파이널에서 제임스를 꺾고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손에 쥐는 것은 듀란트가 꿈꾸는 최고의 우승 시나리오다.
따라서 제임스보다는 듀란트가 더 안정적인 상황이다. 나이도 듀란트가 네 살이나 적다.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20대 중반의 듀란트는 30대에 접어드는 제임스에 계속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의 ‘터닝포인트’(A Turning Point)를 예고하는 이번 MVP 투표 결과가 유독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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