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현이 주인공이었지만 진짜 화제는 따로 있었다. 당시 대회는 전북 지역 최초의 KLPGA 투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장소가 문제였다. 더욱이 산으로 둘러 쌓인 무주는 ‘골프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프로 선수들 만의 잔치’로 전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대회 최종일에 골프장 나들이에 나선 갤러리는 약 3800명. 사흘 동안 7000명이나 불러 모았다. 서울을 비롯 대전, 진주, 광주 등 전국 팔도의 골프팬들이 대회를 빛냈다. 올해는 가능성이 아닌 기대감으로 다시 한번 무주를 선택했다.
◇자선 대회 전통 이어간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은 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무주안성CC에서 열린다.
‘희망의 스윙, 나눔의 그린’ 슬로건을 내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은 오는 29일 열리는 프로암 행사로 대회 공식 일정이 시작된다. 프로 선수들은 자신이 아끼는 애장품을 경매 행사에 내놓는다. 성금은 대회 기간 중 진행되는 ‘사랑의 버디’ 이벤트 적립금에 더해져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버디가 나올 때마다 선수들도, 도움을 기다리는 이웃들도, 그리고 주최 측도 모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올해도 소외계층을 생각하는 대회로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승현 “타이틀 방어 도전”
4월에 열리는 3개 대회는 올 시즌을 가늠하기 위한 예행 연습 성격이 짙다. ‘꽃샘 추위’도 극복해야 하고, 필드감을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한 달 동안 적응을 끝낸 선수들은 5월부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날씨도, 잔디 컨디션도 모든 것이 완벽한 조건이라 핑계를 댈 수도 없다. 오직 ‘진검승부’ 만이 존재한다. 본격적인 타이틀 경쟁도 이때부터다.
어느새 KLPGA 투어 5년 차를 맞은 ‘중고참’ 이승현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착시 효과가 있어 그린 공략이 힘든 무주안성CC에 최적화된 선수다. 개막전에서 4위에 오르는 등 컨디션은 최상이다.
올해 대회에서는 베테랑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첫 대회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는 투어 경험이 많은 김보경(29·요진건설)이 신예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대 중반을 넘기면 쇠퇴한다’는 KLPGA 투어의 속설을 깨뜨린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2년 만의 제주도가 아닌 육지 대회에서의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는 올 시즌 최고의 기대주인 이정민(23·비씨카드)과 전인지(21·하이트진로)다. 이정민은 2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전인지는 19일 끝난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이뤘다. ‘빅3’로 꼽히던 허윤경(25·SBI저축은행)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두 선수의 우승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