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데이~"..제이슨 데이 만든 지극한 '모성애'

  • 등록 2015-07-28 오전 7:04:32

    수정 2015-07-28 오전 7:04:32

제이슨 데이가 27일 열린 PGA 투어 RBC캐나다 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 퍼트를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이날만큼은 제이슨 데이(호주)의 ‘데이(day)’였다.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선수로 참가가 유력한 데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데이는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 애비CC(파72·7273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RBC캐나다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데이는 버바 왓슨(미국·16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이후 5개월 만에 품은 시즌 두 번째 우승컵으로 PGA 투어 통산 4승째다. 우승 상금은 104만4000달러(약 12억2000만원)다.

데이는 지난 6월 US오픈에서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건강 상태에 우려를 낳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한국에도 고정팬이 많다. 프레지던츠컵을 3개월 앞두고 정상에 올라 인기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데이는 어머니의 지극한 ‘모성애’ 덕분에 만들어졌다. 아버지 앨빈은 데이가 12살 때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편모슬하의 이민자 가정에서 골프 선수를 꿈꾸는 것은 사치였다. 하지만 운명이었을까. 데이는 쓰레기 더미에서 우연히 골프채를 발견했고, 소질도 있었다.

그러나 포기를 먼저 생각했다. 여동생도 둘이나 돼 가정 형편으로는 도저히 골프를 배울 여력이 되지 않았다. 지금도 데이는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가급적 출전을 자제하고 있다. 어린 시절 너무나도 가난했던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서다.

데이의 어머니는 집을 팔아 아들이 골프 아카데미에 다닐 수 있게 했다. 데이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전인 8시30분까지 연습했다. 당시 데이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닌 선수가 바로 전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이다. 지금 캐디인 콜린 스와턴은 12살 때부터 데이를 가르친 스윙 코치다.

지난 2010년 데이는 22세의 나이로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호주 선수로는 PGA 투어에서 거둔 최연소 우승이었다. 데이는 2007년 웹닷컴투어 레전드 파이낸셜그룹 클래식에서 프로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19세 7개월 26일의 나이로 웹닷컴투어 최연소 우승이다.

데이는 장타력에 정확한 퍼트 능력까지 갖춘 선수다. 지난 1월 열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드라이버로 409야드를 날렸다. 이 기록은 올 시즌 PGA 투어에서 기록된 최장타다. 그리고 프로골퍼가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는 1m 이내 퍼트 성공률은 올 시즌 100%다.

선행도 남 못지않다. 데이는 2011년 미국 오하이오주 지역의 굶주리는 아동들을 돕기 위해 ‘브라이터 데이즈(brighter days)’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지난해 필리핀에서 발생한 태풍 하이옌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구호품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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