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열풍③]정웅인부터 마동석까지, 주연 잡은 역대급 조연

  • 등록 2015-08-17 오전 7:40:00

    수정 2015-08-17 오전 8:18:51

‘베테랑’의 조연들. 정웅인, 진경, 배성우(왼쪽부터 윗줄). 이동휘, 유인영, 마동석.(왼쪽부터 아래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을 배우를 위한 헌정영화라고 했다. 그들의 연기를 카메라에 담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부당거래’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춘 황정민에겐 의존이라는 표현을 쓸만큼 신뢰가 두터웠다.

류 감독의 말대로 ‘베테랑’은 배우 보는 맛이 있는 영화다.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유아독존 재벌3세 조태오 무리의 단순 명료하게 갈린 갈등 구도는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으로 완성됐다. 믿고 보는 황정민과 데뷔 후 악역에 처음 도전한 유아인만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유해진 오달수 콤비부터 정웅인, 진경, 정만식까지 주연 잡은 역대급 조연의 매력을 짚었다.

‘베테랑’의 유해진과 오달수는 유아인과 황정민의 오른팔 캐릭터로 열연, 주연을 뛰어 넘는 조연의 존재감으로 영화를 꽉 채웠다.
△슈퍼맨 vs 배트맨만큼 흥미로운 빅매치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유해진과 오달수를 슈퍼맨과 배트맨만큼 흥미로운 빅매치로 꼽았다. 슈퍼맨, 배트맨처럼 주인공 영웅은 아니지만 그들의 곁에서 물심양면 지원을 해주는 ‘서브 히어로’의 싸움 또한 흥미로운 요소라는 것. 실제로 오달수와 유해진은 광역수사대의 행동파 황정민과 유아독존 재벌3세 유아인의 표면적인 대립에 입체감은 더했다. 황정민을 돕는 오달수, 유아인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유해진은 ‘베테랑’의 굵직한 에피소드를 이끄는 중심축이 됐다.

류 감독은 “실제로 오달수와 유해진이 황정민, 유아인처럼 대면하고 싸우는 장면은 없다”며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두 사람의 갈등이 주는 묘한 긴장감이 기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맨과 배트맨의 싸움엔 늘 이들을 돕는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며 “오달수와 유해진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아준 고마운 존재”라고 덧붙였다.

오달수와 유해진은 주연으로도 나서는 내로라하는 배우지만 주인공 옆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역대급 조연’으로 활약한 대표적인 스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런 역할을 한 작품에서 만끽하기란 쉽지 않았다. 류 감독 역시 “오달수나 유해진은 사실 이름만 들어도 작품에 믿음을 주는 대표적인 배우들인데, 조연이라는 말이 무색한 연기와 책임감으로 작품을 살리는 힘을 갖고 있다”며 “‘베테랑’에서 이들의 빅매치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나 또한 흥분됐다”고 전했다.

‘베테랑’의 정웅인. 류승완 감독이 꼽은 영화 속 가장 용기 있는 캐릭터였다.
△‘소시민 영웅’ 황정민을 뛰어 넘은 캐릭터

류 감독이 꼽은 ‘베테랑’의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는 바로 배기사였다. 배우 정웅인이 맡은 역할로, 영화의 중심 에피소드의 단초가 되는 인물이다. 정직하고, 올곧고, 건강하게 자라면 그만이라는 아빠의 가르침을 받으며 함께 일을 다니곤 하는 어린 아들을 뒀다.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순박한 아내와 함께 가정을 이끄는 평범한 가장이다. 조태오 회사와 일하는 하청업체에 고용된 노동자였던 배기사는 일 한 만큼 대우 받길 원하는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진리를 주장하는 소시민이다. 류 감독은 배기사를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보다 용기 있는 영웅으로 그렸다고 했다.

류 감독은 “영화 속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 대부분이 건설소장이 아닌 비정규직 여비서에게 따져 묻는데 그 비서 역시 ‘나도 월급 받는 사람인데 못 받은지 오래됐다. 윗사람한테 가서 따져라’라고 하지 않나”며 “정작 갑은 피해있고 을,병,정끼리 싸우는 꼴인데 배기사는 그런 상황에서 갑에게 책임을 묻는 유일한 인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용기 있는 캐릭터고 영화를 잘 보면 알겠지만 단 한번도 그는 욕하지 않고, 끝까지 비폭력으로 싸운다”며 “세상에 배기사 같은 사람만 있다면 문제될 게 없을텐데라는 생각으로 이 역할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베테랑’의 조연들. 이동휘, 배성우, 정만식, 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명대사, 명장면 가져간 신스틸러들

‘베테랑’엔 많은 배우들의 힘이 실렸다. 유해진, 오달수, 정웅인에 이어 이동휘, 배성우, 정만식, 진경 등 얼굴만봐도 반가운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동휘는 극중 연예기획사 관계자 윤홍렬 역으로 출연했다. 잠깐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황정민과 유아인을 처음 만나게 해주는 중추적인 역할로 관객의 시선을 훔쳤다. 정만식 역시 영화의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끌어가는 인물로 살기 위해 악해질 수 밖에 없는 하청업체 소장으로 열연했다.

배성우는 영화의 초반에 등장해 잊을만하면 얼굴을 비추는 감초 역할을 제대로 했다. 그가 등장하는 신에선 웃음이 터졌다. 특히 서도철의 광역수사대 팀 활약을 보여주기 위한 초반 에피소드에서 주연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고차 매장 업주로 서도철과 마주한 그는 구르고, 깨지는 ‘얻어 터지는 신’으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목소리만 들어도 알만큼 스크린에서 신스틸러 존재감을 발휘해왔던 배성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몫을 단단히 했다.

진경은 명대사를 챙겼다. 서도철의 아내로 외강내강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잠깐 등장에도 영화의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서도철의 수사를 막으려는 조태오의 오른팔 최상무는 얕은 수를 쓰고, 진경에게 접근해 샤넬백과 현금을 두둑히 챙겨준다. 형사 남편을 둔 아내답게 조용한 카페에서 사람들이 다 보고 듣도록 자신이 받은 뇌물이 무엇인지 드러내보인 신은 관객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이후 남편 서도철을 찾아가 “일 똑바로 하라”고 일침을 가하며 “진짜 쪽팔린 게 뭐였는지 알아? 샤넬백 보니까 흔들리더라”고 고백한 신은 ‘베테랑’의 명장면, 명대사로 남았다. 류 감독은 인터뷰 당시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한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베테랑’의 박소담, 유인영.
△‘베테랑’의 여자들, 풋풋한 얼굴이 반가워

‘베테랑’은 지난해 봄 촬영을 시작한 작품이다. 1년을 넘긴 후 개봉된 작품이라 ‘베테랑’엔 조금이라도 젊었던 시절 배우들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베테랑’의 여자들이었다. 배우 박소담과 유인영이다.

박소담은 ‘베테랑’ 개봉에 앞서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베테랑’을 보며 유아인의 새로운 여자로 등장한 박소담이 유독 반갑게 느껴진 이유다. 1년 전이라 더욱 풋풋하고 앳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유인영은 ‘베테랑’ 합류 당시 장윤주와 함께 유일한 홍일점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었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그의 단발 헤어스타일과 보이시한 매력이 두드러졌다. 극중 유아인의 오랜 연인이자 연예인으로 재벌과 엮여있는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 인물이다. SBS 드라마 ‘가면’으로 한창 활동을 병행 중에 개봉된 ‘베테랑’은 유인영의 1년 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까지 안겼다.

‘베테랑’의 마동석은 따로 스틸컷이 없다.
△아끼고 아껴둔 그 이름, 마동석

‘베테랑’에 마동석이 나온다는 사실은 영화를 보기 전엔 알 수 없다. 이 자체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마동석이 어떤 장면에서 나오는지 관객에게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줄만큼 ‘베테랑’이 호락호락한 영화는 아니다. 잊고 있던 타이밍에 “헉! 마동석이다”라며 실컷 웃을 수 있다. 3분 정도 될 마동석의 러닝타임에 그가 ‘베테랑’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어떤 캐릭터인지, 충분하게 설명된다는 점이 더욱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베테랑’을 본 자만 공감할 수 있는 아끼고, 아껴둔 그 이름 ‘마동석’. 류 감독은 “캐스팅을 했을 때 크게 염두에 둔 부분은 없었는데 촬영이 시작되고 그가 애드리브로 하는 대사나 설정이 정말 웃겼다”며 “아, 마동석 정말 이런 배우가 어디 있겠나”라고 표현할 수 없는 격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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