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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3세. 전 넥센 히어로즈 소속 야구선수. 입단 1년 만에 야구계에서 방출. SNS에서의 거침없는 폭언과 공인으로서 올바르지 못한 태도로 문제가 됨. 그렇게 방황할 때마다, 자신을 잡아 준 힘은 오로지 음악. 비범한 과거 탓에 평범하게 사는 일이 힘들다며 눈물 짓는 그에게 이 무대는 세상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제2의 마운드’. 매해 시즌마다 잊혀진 스타, 트러블 메이커 스타, 이슈 메이킹에 적합(?)한 참가자를 출연시켰던 ‘슈퍼스타K7’와 ‘한 때 야구선수’ 길민세의 관계는 서로에게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7일 방송된 ‘슈퍼스타K7’ 2회에 길민세가 나왔다. 첫 방송부터 그의 출연이 예고됐다. 모자이크로 가려진 얼굴, 눈물을 쏟아내며 심사장을 나오는 모습만 보여진 과정은 도대체 길민세가 누구이며, 왜 문제가 되는 것이며, 결과는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2회가 시작되고 나서도 길민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한참 뒤였다. 광고할 틈만 나면 ‘길민세가 진짜 나옵니다’라고 강조하며 채널 고정을 당부했다. 길민세의 무대를 공개하는가 싶더니, 그의 친누나 무대를 먼저 보여주며 합격 소식을 전했다. 분명 제작진은 길민세를 통해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제작진이 길민세에게 공을 들인 결과, 그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가자가 됐다.
윤종신은 슈퍼패스 카드를 꺼냈다. 슈퍼패스를 사용하는 것은 심사위원의 개인 역량이고,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그만의 직관에 따른 선택이다. 길민세는 ‘슈퍼스타K7’ 슈퍼위크에 올려 개성 강한 밴드, 내로라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경험자인 실력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참가자라는 사실을 강제적으로 인정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지켜본 시청자 사이에선 “저렇게 쓰라고 제작진이 슈퍼패스를 준 게 아닐텐데”라고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가르치면 금방 늘 것 같긴 하다”는 심사위원의 말을 믿어주는 일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자를 합격시켰다는 논리는 ‘강한 논란’이 되기엔 부족하다. 여기에 참가자가 가진 ‘불호의 히스토리’가 깔려있고, 언제든 비슷한 사고를 칠 수 있다는 불안한 의구심이 이어질 때 논란의 파급력이 세진다. ‘길민세 후폭풍’은 이러한 지점에서 ‘슈퍼스타K7’이라는 프로그램 전체를 흔드는 논란의 계기가 되고 있다.
길민세는 과연 ‘슈퍼스타K7’의 방송 초반 시선몰이에 필요한 희생카드 였을까. 다듬고 깎아 새롭게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윤종신과 성시경은 일단 시청자에게 길민세의 가수로서 성장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이슈 메이킹에 성공했어도, 실력까지 인정 받아야 진짜다. 선(先) 논란, 후(後) 인정의 공식이 ‘슈퍼스타K7’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길민세 후폭풍’의 결과가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