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상파, 유사 중간광고 도입…자구책VS 꼼수

  • 등록 2017-04-25 오전 6:30:00

    수정 2017-04-25 오전 6:30:00

유사 중간광고가 적용된 ‘복면가왕’, ‘런닝맨’, ‘판타스틱 듀오2’, ‘라디오스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사진=MBC, SBS)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지상파가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 유사 중간광고를 도입했다. 시청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방송사는 위기 상황에서 내놓은 자구책이라 말한다. 지상파의 현재가 암울하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지상파는 무조건 안 된다”는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유사 중간광고라는 초강수를 둔 지상파의 현재와 미래를 되짚어 봤다.

◇최대 3억까지…프리미엄 CM의 등장

MBC는 이달부터 주요 예능을 1·2부 나눠 편성했다.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1부와 2부 사이는 15초짜리 광고 4개로 채워진다. 시작은 SBS였다. SBS는 MBC 보다 먼저 ‘런닝맨’, ‘판타스틱 듀오2’, ‘K팝스타 시즌6-더 라스트 찬스’(이하 ‘K팝6’)를 각각 1·2부로 나눠 방송했다. 국민의 수신료를 재원 중 하나로 삼는 KBS는 눈치만 보고 있다.

엄밀히 말해 위 프로그램이 중간광고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 국내서 지상파 중간광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1부가 끝난 후 프로그램 타이틀을 내보내고 있어 적법하다고 방송사는 말한다. 변칙 중간광고가 시청자는 반가울리 없다.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VOD 이용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존에는 90분짜리 예능을 보기 위해 IPTV에서 1500원을 결제했다면, 이들이 1·2부 나뉘면서 각각 금액을 내야 한다. 소비자로선 이용료가 2배 오른 셈이다.

그만큼 방송사의 수익은 증대된다. 방송가에선 1부와 2부 사이 광고를 프리미엄 CM(PCM)이라 부른다. ‘K팝6’는 PCM 15초 광고 1개를 3억 원 상당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간대 광고를 포함한 패키지 광고료다. ‘K팝6’는 총 40부작으로, 2회 연속 편성됐다. 1분 동안 15초짜리 PCM 4개가 판매됐다면, 20주 동안 PCM 판매 수익으로 240억 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비지상파와 형평성 위배” 주장

광고는 방송사의 사업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가 발간한 ‘2016 방송영상산업백서’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 매출 점유율은 2006년 32.3%에서 19%로 급감했다. 전체 광고 매출액을 단순 비교하면 2006년 2조 4700억 원에서 2015년 1조 9천억 원으로 약 23% 급감했다. 케이블채널이 광고 매출에 지상파를 앞서는 상황도 발생했다. 2015년 기준 KBS는 5025억 원, MBC는 4651억 원, SBS는 4366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CJ E&M이 4543억 원으로 SBS의 매출을 넘어섰다. 특히 CJ E&M 주요 채널인 tvN의 인기 프로그램 전후광고 최고단가는 지상파 수준이다.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의 위상은 높아진 데 비해 규제는 여전히 지상파에 엄격하다. 특히 케이블채널은 거래규제가 없고 중간광고 등 자유로운 광고 편성이 가능하다. 2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긴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은 본방송 기준 15초 중간광고는 약 3000만원 상당이다. 역대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도깨비’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됐다.

한 지상파 PD는 “PCM의 도입은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라며 “당초 케이블과 종편에 대한 차별 규제는 이들의 시장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지상파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춘 오늘날 지상파에 대한 이 같은 규제 적용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뉴미디어 시대, 콘텐츠 변화 필요해

올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지상파 중간광고 관련 사안을 포함했다. 불허에서 검토로 한 걸음 나아갔다. 케이블채널·종편이 시장에서 자리 잡았다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지상파 또한 중간광고 허용 가능성이 있다. 현재 케이블TV처럼 횟수와 시간을 제한하고 어린이 시청 시간대 등 특정 시간대에 대한 단서 조항을 둘 수도 있다.

중간광고 도입을 떠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지상파 콘텐츠도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방송은 모바일·온라인과 싸움 중이다. 모바일 시청이 익숙한 10~20대는 TV로 본 방송을 시청하기보다 모바일로 2~3분짜리 클립 영상을 즐겨 본다. 훨씬 간편하다. 시청률에 예민한 방송사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SBS는 내달부터 미니시리즈 또한 30~35분씩 나눠 1·2부 편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1회당 길이는 약 72분이다. 드라마의 호흡이 빨라지기 때문에 작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환 MBC 드라마 본부장은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지상파도 이에 맞춰 드라마 제작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는 있다. 현재 1회당 72분이 젊은 세대에게 길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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