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V11 이끈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교감·동행’

  • 등록 2017-11-01 오전 1:06:57

    수정 2017-11-01 오전 1:07:37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KIA가 두산을 한국시리즈 4승 1패로 우승한 후 김기태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꼭 한 번 같이 야구 하고 싶은 감독님.’

KIA 타이거즈 김기태(48) 감독의 ‘교감’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이끄는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즈를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11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15시즌 ‘모래알 조직력’으로 평가 받던 KIA의 지휘봉을 잡은 후 불과 세 시즌 만에 이뤄낸 성과다.

◇동행·교감…우리는 ‘원팀’

김 감독이 야구장을 찾으면 순서대로 하는 일이 있다. 그는 구장 청소를 하는 청소부, 경기를 돕는 훈련보조원 등을 찾아 인사를 나눈다.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게 아니다. 그들의 개인적 신상까지 꿰뚫고 있다. 그는 한 번 본 사람이라면 웬만해선 이름을 기억한다. 2군 무명 선수의 둘째 아이 이름까지 알고 있다. 구단 직원을 부를 때도 꼭 이름을 부른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하나의 팀’이라는 신념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선수단에겐 무한한 믿음을 보여준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만루포를 때린 이범호, 공수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친 버나디나, 3할 타자 김주찬까지, 이들은 모두 김 감독의 믿음을 먹고 살아났다.

버나디나는 4월까지 타율 2할 중반을 기록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김주찬은 6월 초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던 선수다. 이범호는 한국시리즈에서 12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김 감독은 김주찬을 어려울 때 “내가 책임진다”고 했다. 버나디나에겐 메이저리그 시절 활약했던 영상을 보여줬다. 이범호에겐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한국시리즈라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그를 기용했다. 이날 경기 막판 부상을 당한 버나디나가 쩔뚝이는 다리를 안고도 펄쩍 뛰며 기뻐하던 이유다.

◇광주가 외면한 김기태, 광주로 돌아와 우승

김 감독은 뼛속까지 광주 사나이다. 광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광주 야구 명문 충장중과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인하대로 진학했으나 그의 머릿속엔 항상 해태 타이거즈 입단이 우선이었다.

1991년 드래프트에서 김 감독은 무난히 광주로 돌아오는 듯했다. 왼손 거포를 원하던 김응룡 당시 해태 감독의 요청도 있었다. 그러나 해태의 선택은 우완 투수 오희주였다. 신생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는 기다렸다는 듯 김기태를 데려갔다. 해태가 10승 투수로 생각했던 오희주는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이듬해 해태를 떠났다.

전주로 건너간 김기태는 해태에게 보란 듯 데뷔해 KBO 역대 좌타자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인 27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긴다. 이듬해엔 좌타자 최초 30홈런(최종 31홈런)을 넘어섰고 1994년엔 홈런왕에도 올랐다. 1992년부터 3년간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한국 최고의 좌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하늘은 김 감독에게 우승 반지를 끝내 선물하지 않았고 프로 통산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을 남기고 2005년 은퇴한다. 그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해태는 1993년과 1996년, 1997년 우승하며 ‘해태 왕조’를 이룩한 뒤였다.

감독 김기태의 첫 행선지 역시 광주가 아닌 LG 트윈스였다. 2015년, 하늘은 그와 광주의 만남을 끝내 허락했다. LG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던 김 감독의 리더십은 고향에 돌아오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KIA 감독 첫해에는 비록 8위에 그쳤으나 2016시즌 5위로 올라서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김기태 야구’를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년 뒤 그와 광주는 그동안 참아왔던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김기태의 리더십,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김 감독과 KIA의 계약은 올해로 만료된다. 다시 만나기까지 26년이 걸린 그와 구단이 헤어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 문제는 선수들이다. ‘에이스’ 양현종과 재계약을 해야 한다. 주장 김주찬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재취득한다.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와도 다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었다. 구단의 재정 여건을 고려한 양현종이 한발 물러서면서 1년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주찬은 지난 계약 때 50억원을 줬던 선수다. 헥터도 옵션을 제외한 연봉으로만 170만 달러를 준 ‘대형 외국인 선수’다. 올해 최고의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의 연봉도 당연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2연패를 도전하는 김 감독의 전력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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