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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평창 올림픽메달 플라자에서 진행된 임효준 쇼트트랙 1500미터 금메달 수여식. 시상식 음악을 만든 조영수 작곡가는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회성 음악이 아니라 영원히 남을 음악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모니터를 보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웠고, 시상식 음악을 들으면서 감개무량했다.
“처음에는 부담도 됐죠. 올림픽의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하는 음악인데 부족해서 자칫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됐어요. 생각해보니 한번 들리는 게 아니더라고요. 금메달리스트가 등장하는 장면이 1년 후 10년 후에도 쓰일 터이니 대단한 영광이다 싶었죠.”
조영수 작곡가는 메달 시상식 분위기를 돋우는 배경음악 ‘티어스 오브 글로리(Tears of Glory)’을 지난해 완성했다. 한국 전통의 자진모리장단과 서양의 오케스트라를 접목했다. 4분 남짓 곡이지만 기승전결, 하이라이트 등 변화무쌍한 흐름으로 작곡했다. 메달리스트들에게 수호랑 인형 등 시상품만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에는 편곡이 쓰이고, 경기 다음 날 평창 올림픽플라자의 메달플라자에서 직접 메달을 주는 ‘빅토리 세리머니’에는 원곡이 더해진 버전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 올림픽이어서 고유의 색을 담아내려 했어요. 서양 음계에 자진모리·중중모리 장단 등 우리 리듬을 넣었죠. 쾌지나칭칭 나네~ 이런 음이 슬쩍 들리게도 만들었어요. 서양 악기 위주의 풀오케스트라에 꽹과리·북·해금·대금 같은 국악기를 더했더니 아주 인상적인 음악이 나왔어요.”
“TV로 보다 보니 현장의 감동을 느끼고 싶더라고요. 13일 오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를 직접 찾아 자신의 음악이 관중과 어떻게 호흡하는지 함께할 예정입니다. 올림픽 경기에서 감동이 순간이 수없이 많이 등장하잖아요. 제 시상식 음악이 그 감동을 더 높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