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 성혁 "하이힐에 꽉끼는 옷, 女배우 고충 체감"(인터뷰)

  • 등록 2018-03-13 오전 6:05:01

    수정 2018-03-13 오전 6:05:01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예쁘다’는 말이 최고 칭찬이었죠. 하하.” 호탕한 웃음 소리였다. 살이 쏙 빠져 더 작아진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고혹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고자 7kg 정도 감량했다고 했다. 1인2역, 그중 하나는 난생 처음 해본 여장이었다. 보람도 컸다. 그는 “실제로 예뻤다기보다 캐릭터에 대한 인정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배우 성혁이었다.

그는 지난 4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동장군·하선녀 1인2역을 맡았다. 두 캐릭터 모두 손오공(이승기 분)의 조력자로, 적잖은 활약을 펼쳤다. 이름 그대로 여름의 신인 하선녀(夏仙女)는 당초 여배우의 몫이었다.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제안으로 성혁이 동장군·하선녀를 겸했다. 미니시리즈에 1인2역, 성혁에겐 모두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성혁의 두 캐릭터는 첫 방송까지 비밀에 부쳐졌다. 신선한 충격이 목적이었다. 시청자의 반응을 종잡을 수 없었던 성혁의 마음은 1회 방송 전까지 불안했다. 기존 드라마에서 여장남자는 드문 캐릭터였다. 1회에서 하선녀의 분량은 1분 남짓이었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 관능적인 랩원피스 등 곱게 차려입은 하선녀의 부드러운 말투와 우아한 손짓에 시청자들은 매료됐다. 4회로 접어들며 같은 소속사 걸그룹 AOA 설현을 닮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흑역사는 피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의상 등 분야별 다양한 시도 끝에 완성된 하선녀의 콘셉트였다. 가장 큰 숙제는 수염이었다. 다리는 한 차례 왁싱을 했지만, 얼굴에 난 수염은 어쩔 수 없었다. 우직한 동장군 캐릭터는 턱수염이 덥수룩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선녀로 촬영에 임할 땐 5시간만 지나도 올라오는 수염을 깎고 또 깎았다. 예민한 피부가 울긋불긋해졌다.

사진=FNC
“하이힐이나 꽉 끼는 의상, 윗속옷 등이 행동을 제한해서 불편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몸가짐이 달라져 연기적으론 도움을 받았죠. 예전엔 촬영 현장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하이힐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는 여배우들을 보면 의아했어요. 그게 더 번거로울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참, 스타킹은 좋았어요. 따뜻하더라고요. (웃음)”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2005)은 큰 도움이 됐다. 트랜스젠더로 분한 주인공 킬리언 머피를 보며 억지스러운 설정 보단 자신 안에 숨겨진 여성스러움을 끌어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다. 특히 목소리가 중요했다. 성혁은 언젠가 설 뮤지컬 무대를 위해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당시 배운 발성법 등을 한 목했다. 그는 “목소리를 변조하는 게 아니라 제 안에 있는 여성스러운 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새초롬한 표정이나 손동작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05년 SBS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한 성혁은 영화 ‘좋은 친구들’(2013), ‘인천상륙작전’(2016)과 드라마 ‘결혼해주세요’(2010), ‘백년의 신부’(2014), ‘왔다! 장보리’(2014), ‘당신만이 내 사랑’(2015) 등에 출연했다. 특히 데뷔 9년 만에 만난 ‘왔다! 장보리’의 문지상은 그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이번 ‘화유기’로 문지상을 넘어섰느냐는 질문에 ”두 작품은 타깃층이 전혀 다르다“며 ”둘 다 초등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다고“고 활짝 웃었다.

‘화유기’는 초반 방송사고, 스태프 중상 등 잡음이 있었다. 이후 2명의 PD가 추가 투입됐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성혁은 ”배우 대부분이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들이었다. 묵묵하게 제 몫을 했다“면서 ”방송 사고나 안전사고는 특정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전체적인 환경의 문제 아니겠는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화유기’를 마친 성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여장이란 도전을 무사히 마친 그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번도 악역을 해본 적 없어요. 용서 받을 수 없는 악랄한 악역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극도 해본 적 없는데 ‘화유기’를 통해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잔잔한 멜로도 좋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찾아뵐게요.”

사진=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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