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로 변신한 왕년의 스타들..KLPGA 현장에서 장외대결

현역 은퇴 후 '스타 코치' 된 허석호 성공케이스
박도규, 이인우, 김대섭, 박현빈 등 지도자 변신
제자 따라 KLPGA 투어 현장까지 나오는 열정
  • 등록 2018-05-16 오전 6:00:00

    수정 2018-05-16 오전 6:00:00

지도자로 변신한 박도규(왼쪽)가 10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에서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가진 연습라운드에서 제자 최어진의 골프백을 메고 캐디로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박도규(48), 허석호(45), 이인우(46), 김대섭(37), 박현빈(31)까지. 남자 프로골프투어를 주름 잡았던 왕년의 스타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이색 장외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연습일. 퍼팅 연습을 하는 여자골퍼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백스윙 때 헤드가 빨리 열리니까. 조금 더 천천히 해봐.”

박현빈이 매의 눈으로 제자 손예빈(17)의 퍼팅을 지켜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박현빈은 지난해까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했다. 부상 등으로 인해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옆에선 허석호(국내외 투어 통산 10승)가 최유림의 연습 장면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었고, KPGA 전 선수회 대표를 역임한 박도규와 이인우는 연습라운드에 나서는 제자를 따라 코스로 이동했다. 무거운 골프백까지 메고 다니는 열성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모두 1~2년 전까지는 투어 현장에서 경쟁하던 현역 스타들이었지만 지금은 후배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옛 스타와 잘 나가는 제자의 동행은 요즘 투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처음에는 어색해 보였지만,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남자선수들의 지도자 변신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풍경은 더 이상 ‘은둔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거엔 조용히 뒤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직접 투어 현장에 나오는 건 물론 제자의 골프백을 메고 아예 경기를 함께 뛰기도 한다. 또 방송에 출연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달하며 지도자로의 변신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허석호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그는 1999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로 데뷔해 2002년부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했다. 국내에서 2승, 일본에서 8승을 거두며 선수로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지난해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그의 손을 거친 선수들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스타 코치’가 됐다. ‘애제자’ 이지현은 호흡을 맞추자마자 작년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했고, 2016년 상금랭킹 84위까지 추락해 시드마저 잃었던 최유림은 작년 41위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최유림(28)은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바람이 불 때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등 세심한 부분까지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평가는 좋다. 현역 생활을 마감한지 얼마 되지 않은 코치들은 현장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어 꼭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족집게처럼 전달한다.

물론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겉으로는 친한 선후배지만, 필드에서 펼쳐지는 제자들의 경쟁만큼 뒤에서 펼쳐지는 스승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 또한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31세의 나이로 조금 일찍 은퇴한 박현빈은 “제자들의 성적이 곧 지도력을 인정받는 기준이 되는 만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하지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지도하는 게 아니기에 자신의 장점을 살리면 선의의 경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도자로 변신해 새 삶은 사는 옛 스타들은 현재에 만족한다. 박현빈은 “일찍 현역 생활을 마감한 건 아쉽지만, 제자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모습을 보면 지도자로서의 새 인생에 보람을 느낀다”고 흐뭇해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박현빈(오른쪽)과 제자 손예진. (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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