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스즈키컵 10년 만의 우승...박항서, 명예와 돈 모두 잡았다

  • 등록 2018-12-17 오전 6:00:00

    수정 2018-12-17 오전 9:03:25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박항서 매직’이 또다시 베트남을 뜨겁게 달궜다. 베트남 축구에 10년 만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선물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눌렀다.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원정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3-2로 말레이시아를 제압하고 대망의 우승컵과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을 챙겼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린다. 동남아시아 축구는 세계 축구의 변방이다. 세계 대회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그들에게 스즈키컵은 사활이 걸린 가장 중요한 대회다.

베트남은 2008년 처음이자 유일한 우승을 달성한 뒤 10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그것도 4만여 홈팬들이 열렬히 응원하는 가운데 거둔 안방에서 거둔 우승이었다. 그들이 느낀 기쁨은 우리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에 맞먹는 것이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1년 여만에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한국인이 됐다.

박항서 감독은 부임 3개월 만인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의 준우승을 이루며 일약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에서 많이 생산되는 ‘쌀’과 한국 축구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합쳐 ‘쌀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성공스토리는 이제 시작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9월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뤘다. 이어 이번에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까지 가져오면서 베트남 축구 역사를 완전히 새로 썼다.

◇박항서 감독을 기다리는 엄청난 돈방석

박항서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박항서 감독이 이번 대회를 통해 엄청난 돈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은 스즈키컵 우승상금으로 30만 달러를 받았다. 박항서 감독도 이 상금의 일부를 챙기게 된다.

사실 박항서 감독에게 상금은 큰 의미가 없다. 각종 보너스로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거머쥘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베트남축구연맹은 이번 대회 4강에서 베트남이 필리핀을 이긴 뒤 박항서 감독에게 4만3000달러(약 4880만원)를 보너스로 지급했다.

여기에 베트남 대기업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앞다퉈 보너스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가전업체 아산조가 1만3000달러(약 1474만원)를 박항서 감독에게 전달했다. 자동차 회사인 타코 그룹은 베트남 우승시 박항서 감독에게 5만 달러(약 5600만원)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그밖에도 박항서 감독은 4강 진출과 우승에 따른 보상으로 10만 달러 이상의 ‘특별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금액만도 20만 달러에 육박하는 보너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약 20만 달러 정도가 우리 입장에선 아주 큰 금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베트남 1인당 GDP는 2385달러(약 264만원)에 불과했다. 그런 경제규모를 감안할때 베트남 입장에선 우리돈 몇십억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임에 틀림없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에서 3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연봉을 받는다. 1년 연봉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이번 우승으로 거머쥐는 셈이다.

물론 지금 베트남에서의 국민적인 열기를 감안하면 박항서 감독이 앞으로 벌어들일 돈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박항서 스타일 ‘실용주의 축구’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은 수비와 역습을 강조한 실용주의 축구로 큰 성공을 거뒀다. 스리백으로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공을 빼앗은 뒤 엄청난 속도로 몰아쳤다. 베트남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역습은 그전까지 동남아시아 축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다.

말레이시아와의 결승 2차전에서도 베트남은 볼 점유율, 슈팅숫자 모두 뒤졌다. 하지만 초반에 뽑은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면서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결승 2차전을 대비해 1차전에서 핵심 주전멤버 몇 명을 쉬게 한 것은 체력적인 우위로 이어졌다. 박항서 감독이 그린 큰 그림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전 내내 선수들에게 ‘침착하고 냉정을 유지하라’고 손짓을 보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제서야 이영진 수석코치를 비롯해 선수들과 포옹을 나누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날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뒤 시상자로 나선 베트남 권력서열 2위 응우옌 쑤언 푹 총리로부터 메달을 받았다. 결승을 앞두고 ‘우승을 기대한다’며 격려 편지를 보냈던 푹 총리는 박항서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다정하게 포옹한 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박항서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 나와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은 베트남 국민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다”며 “우승의 영광을 베트남 국민에게 돌린다. 또 감독 개인에게 사랑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베트남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나를 사랑해주신 만큼 베트남 국민들께서 대한민국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뒤 “축구 지도자라는 조그마한 역할이 조국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들께도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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