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멘탈 모두 에이스로 우뚝 선 '강한 사람' 이재영

  • 등록 2019-03-11 오전 6:00:00

    수정 2019-03-11 오전 6:00:00

흥국생명의 여자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 선 이재영.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흥국생명 선수들은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주인공을 꼽아 물을 뿌리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선수들은 일제히 이재영(23)에게 몰려가 물세례를 퍼부었다. 온몸을 물로 흠뻑 뒤집어썼지만 이재영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19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3-25 25-15 25-18 25-16)로 꺾고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흥국생명은 구단 역사상 5번째이자 2016~17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이재영의 활약을 빼놓고 흥국생명의 정규시즌 우승을 언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재영은 이번 시즌 팀 공격을 앞장서 이끌었다. 단순히 토종에이스가 아닌 진정한 에이스로서 분전했다.

한국 프로배구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외국인 거포가 주공격수로 나선다. 국내 선수는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재영은 다르다. 이번 정규리그에서 624점을 기록, 득점 전체 2위, 국내 선수 중 1위로 올랐다. 같은 팀 외국인선수 톰시아(610점)보다 더 많이 때렸고, 더 많은 득점을 책임졌다.

이재영은 단순히 공격만 전담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시즌 298개의 서브리시브를 정확히 받아올렸다. 리그 전체에서 8번째로 많은 숫자다. 흥국생명 팀내에선 수비를 전담하는 리베로 김해란(341개)에 이어 두 번째다. 공수 양면에서 이재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재영은 선명여고 3학년이던 2014년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다. 당연히 프로 첫 해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6~17 V리그에서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MVP에 뽑혔다.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신인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다보니 본의 아닌 오해와 비난도 많이 받았다. 작은 논란이 있더라도 눈덩이처럼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최근에는 한 악플러가 이재영의 SNS에 입에 담지 못할 비속어와 함께 어머니인 전 배구 국가대표 김경희 씨를 욕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일도 있었다. 이재영은 이 내용을 SNS에 공개하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재영은 많은 일을 겪으면서 실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더 강해졌다. 이재영은 “어머니가 ‘괜찮다’고 말해주셨다. 감독님, 선후배들 모두 격려주셔서 나아졌다”며 “다행히 어머니께서 나를 강하게 키우셨다. 이런 일로 흔들리면 나만 손해 아닌가. 빨리 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주장 김해란은 “재영이는 참 강한 사람이다. 혼자 있을 때는 울기도 하겠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며 “강한 선수라서 어떤 일도 잘 이겨낼 것 같다.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재영이 배구에 눈을 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미희 감독은 “이재영은 어떤 경기를 하든 만족하지 않는다. 본인 영상에서 부족하고 실수했던 부분을 일부러 찾아서 볼 정도”라며 “재영이가 배구에 눈을 뜨면서 힘보다는 테크닉이 좋아졌다. 다들 체력적으로 지칠 시점에도 덜 지친다”고 말했다.

한국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우뚝 선 이재영은 이제 더 큰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2년 전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당시 IBK기업은행에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한 뒤 통곡 수준으로 서럽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재영은 “2년 전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패했는데 그땐 정말 많이 울었다”며 “그런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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