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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77야드)에서 열리는 US오픈에 참가 자격을 갖춘 선수는 모두 144명이다. 이 중 한국 선수는 임성재와 안병훈, 강성훈 그리고 김시우까지 단 4명이다. 한국 선수 4명 가운데 누가 우승하더라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선수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스코티 셰프러와 샘 호스필드는 대회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출전하지 않는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는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
US오픈은 전통적으로 긴 거리와 러프 등 악명 높은 코스에서 자주 열렸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윙드풋 골프클럽은 파70의 코스지만, 7477야드에 이르는 전장을 갖춰 험난한 경기가 예상된다. 한국 선수 가운데 이 골프장에서 경기해본 선수는 없다. 까다로운 코스와 메이저 대회라는 부담을 떨쳐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선수가 US오픈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양용은이 2011년 대회에서 기록한 공동 3위다. 다음은 최경주가 2008년 대회에서 거둔 공동 5위다.
2019~2020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임성재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시우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투어 챔피언십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진출해 공동 11위에 올랐다. 정확한 티샷과 정교한 아이언샷이 살아난다는 윙드풋의 난코스를 극복할 수 있다.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역대 5번의 US오픈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984년 대회 때 퍼지 죌러(미국)와 그렉 노먼(호주) 둘 뿐이다. 당시 4언더파를 쳐 연장전을 벌였고, 죌러가 우승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윙드풋과의 악연을 끊을지도 관심사다. US오픈에서 2000년과 2002년, 2008년 3차례나 우승한 타이거 우즈지만 2006년 윙드풋 골프클럽에서는 컷 탈락했다. 프로 데뷔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컷을 통과하지 못한 코스가 윙드풋이었다.
2006년 5월 아버지 얼이 세상을 떠난 우즈는 부친상 이후 첫 대회로 윙드풋에서 열린 US오픈을 택했다. 그러나 1, 2라운드에서 연속 76타를 쳐 컷 탈락했다. 이에 앞서 1997년 같은 장소에서 PGA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는 공동 29위를 했다.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필 미켈슨(미국)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볼거리다. 미켈슨은 2006년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17번홀까지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준우승에 만족했다. 악몽 같은 사건이었지만, 이번 대회에 나온 선수 중 윙드풋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만큼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파5 홀이 2개밖에 없어 장타자에게 크게 유리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플레이오프 3개 대회에서 2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존슨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존슨이 우승한다면 당분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독주 채비를 갖추게 된다.
어려운 코스에 대부분의 선수가 조심스러운 경기를 예상했으나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만큼은 달랐다. 디섐보는 “드라이버를 힘껏 치면 러프에 떨어져도 9번 아이언이나 피칭웨지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면서 “이게 바로 내 장타력의 장점”이라고 겁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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