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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추’ 이후 ‘헤어질 결심’을 통해 두 번째 한국 영화 필모그래피를 얻은 중국 배우 탕웨이가 박찬욱 감독과 작업 이후 배우로서 자신이 더 ‘완전해지는’ 기분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탕웨이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프레스 컨퍼런스 직후 한국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 송서래의 매력과 박찬욱 감독 및 박해일과 작업 소감, 언어 장벽을 딛고 한국어 연기에 도전한 과정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헤어질 결심’은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사건을 담당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마주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3일 칸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를 연 ‘헤어질 결심’은 상영 종료 후 8분간 기립박수 및 환호성을 받으며 국내외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 전까지 읽어본 적 없던 대사와 내용으로 시나리오 자체가 흥미로웠다고도 강조하며, 대본을 읽자마자 캐릭터와 자신이 잘 어울릴 것임을 예감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이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캐릭터와 내가 지닌 비슷한 구석도 많아서 분명 잘 어울리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수상에 대한 욕심, 영화에 대한 관객 반응보단 자신과 박찬욱 감독, 박해일 세 사람이 이 순간 칸 영화제 한 공간에 모여있다는 사실 자체가 설렌다고 털어놨다. 탕웨이는 “‘형사와 한마디라도 하려면 살인 사건 정도는 일어나야 하죠’란 영화 속 대사를 빌리겠다. 작품으로 한마디 하려면 ‘칸’ 정도는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송서래의 극 중 대사 절반 이상이 한국어였던 만큼 이번 영화가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그는 “감독님이 모든 대사 하나하나와 억양을 녹음해서 들려주셨다”며 “그 녹음파일을 항상 들으면서 대사를 소화해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실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백지에 가깝다는 솔직한 답변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다만 대본에 나온 대사는 한 글자도 빠짐없이 뜻을 이해하고 숙지한 상태로 연기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탕웨이는 “어떤 글자 하나라도 내가 모르는 내용으로 지나가듯 감정 연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언어로 연기를 할 때도 이는 마찬가지”라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