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마저 잠재운 '홍명보 소통 리더십', 울산현대 2연패 원동력

  • 등록 2023-10-31 오전 12:00:00

    수정 2023-10-31 오전 12:00:00

2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경기가 끝난 후 우승을 확정한 울산 홍명보 감독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만년 2위팀’ 이미지가 강했던 울산현대는 지난해 전북현대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17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의 2연패를 예상한 전문가들은 의외로 적었다. 전력누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2위이자 공격포인트 2위 레오나르도가 원소속팀 산둥 타이산(중국)으로 복귀했다. 공격 살림꾼이었던 아마노 준은 라이벌팀인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과 아마노 준 사이에서 안 좋은 얘기가 오가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선 주전 미드필더 박용우가 알아인(아랍에미리트)으로 갑작스럽게 떠나기까지 했다.

울산은 그런 악재를 뒤로 하고 올 시즌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그것도 리그 3경기나 남긴 상황에서 이룬 압도적 우승이었다. 선수 구성은 크게 바뀌었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바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54)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지난 시즌 울산을 17년 만에 K리그1 우승으로 이끈 홍명보 감독은 올 시즌 또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울산은 지난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K리그1 2023 파이널A 35라운드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21승 7무 7패(승점 70)를 기록,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0)와 승점 차를 10으로 벌려 남은 3경기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울산의 2연패는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이 아니고선 설명하기 힘들다. 홍명보 감독은 적절한 용병술과 신속한 대처로 전력 공백 요소를 막았다. 공격수 주민규, 수비수 김민혁 등 이적생들은 홍명보 감독의 배려 속에서 빠르고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 그 결과 주민규는 올해 15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에 자리했다. 김민혁도 29경기에 출전하면서 팀 수비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홍명보 감독의 강점은 선수들과 소통 능력이다. 평소에도 격의 없는 대화로 분위기를 이끌고 팀 사기를 높인다. 울산은 올 시즌 정규리그 연패가 단 한 번밖에 없다. 3경기 무승도 두 번 뿐이었다. 슬럼프가 길지 않다는 것은 강팀의 필수요건이다. 팀이 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감독과 선수들이 생각을 맞대고 문제점을 빨리 찾아냈다는 뜻이다.

울산은 지난 6월 말 선수단 내 ‘소셜미디어(SNS) 인종차별 논란’으로 큰 곤욕을 겪었다. 이후 7월부터 팀 조직력이 곤두박질하며 최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때 홍명보 감독은 특유의 ‘위기 탈출 능력’을 앞세워 연패를 막고 K리그1 2연패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명보 감독은 “팀이 졌다고 개인적인 감정으로 선수들에게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다음 경기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에서 질 수는 있다. 그렇다고 결과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그 상처가 오래갈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은 분통을 터뜨리는 대신 냉정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와의 대화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승 확정 지은 순간까지도 홍명보 감독은 침착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승을 결정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많은 선수가 자기 위치에서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우승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라며 “나는 울산이라는 팀과 선수들의 성공을 위해서 조력자 역할을 할 뿐이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홍명보 감독은 “올 한 해 경기장 안과 밖 이슈가 있었다. 그것마저도 팀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며 “인생에 있어 많은 것들을 배운 한 해였다”고 말했다. 우승 사령탑 답지 않은 담담하고 차분한 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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