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경기수 축소 논란, 어떻게 봐야할까

선수 vs 구단 입장 고려해야
시대적 배경 감안해야
감독 역량, 대안될 수도
  • 등록 2014-10-21 오전 5:55:01

    수정 2014-10-21 오전 8:05:08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수 축소를 놓고 신구세대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유력 스포츠 언론인 ‘FOX 스포츠’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제임스는 경기시간 대신 경기수를 줄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1)은 “현역 시절 82경기 뛰는 것을 문제 삼아본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르브론 vs 조던의 온도차...① 선수와 구단주의 문제

NBA 경기수 축소안은 선수와 구단의 대립적인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직원과 사측의 생각이 으레 다른 것처럼 선수들과 구단주의 의견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 마이클 조던. (사진= Getty Images/멀티 비츠)


선수인 제임스는 부상위험을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경기시간을 50분으로 늘려도 경기수를 줄이자는 게 제임스의 생각이다. 부상을 당한 케빈 듀란트(26·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폴 조지(24·인디애나 페이서스) 등 선수들을 예로 들 수 있다고 제임스는 설명했다. 덕 노비츠키(36·댈러스 매버릭스)도 한 시즌 경기수가 65경기 내외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샬럿 밥캣츠 구단주인 조던은 제임스와 노비츠키의 견해를 존중하면서도 이들의 자세를 꼬집었다. 조던은 최근 선수들에게 ‘경기에 대한 열정(Love of the Game)’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는 “선수 시절 82경기를 뛰지 못했다면 다른 리그에 가서라도 경기를 뛰었을 것”이라며 농구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경기수가 줄면 같은 돈을 줄 수 없다는 그의 발언은 철저히 구단주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마크 큐반(56)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I)’와 인터뷰에서 경기수를 축소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

르브론 vs 조던의 온도차...②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마이크 와이즈는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그는 조던과 제임스의 의견 차에는 구단주와 선수의 문제 외에도 서로 달랐던 시대적 배경이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임스의 주장에 다소 힘을 실었다.

칼럼니스트는 “조던이 뛰던 시절 플레이오프(PO) 1라운드는 ‘5전 3선승제’였다”며 “당시는 지금(7전 4선승제)보다 적은 경기를 뛰는 시스템이었다”고 적었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서 뛰던 시절 시카고는 줄곧 1라운드를 무패로 통과했다. 특히 1990년대 시카고가 우승 후보로서의 위용을 과시할 때 팀은 거의 매 시즌 PO 1라운드에서 패하지 않고 2라운드에 진출하곤 했다.

리그가 상향평준화된 요즘 1번 시드와 8번 시드와의 기량 격차는 그때보다 줄어 들은 모양새다. 특히 순위싸움이 치열한 서부컨퍼런스에서 1위와 8위팀의 실력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따라서 1위 팀이라도 PO 1라운드에서 7경기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칼럼니스트는 대표팀 차출에 대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렸다. 조던시대에 스타급 선수들이 USA 대표팀에 참가한 횟수보다 요즘 슈퍼스타들의 참가 횟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고 차기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여름에 국제대회 출전하는 것은 선수를 지치게 해 부상 위험도 높인다는 설명이다. 1984-1985시즌 프로에 입문한 후 조던이 대표팀 생활을 한 경우는 1992 원조드림팀 때가 유일하다. 1984 LA 올림픽 때도 출전했지만, 당시는 NBA 입문 전이다.

반면 제임스와 노비츠키의 경우 지금까지 각각 최소 6회 이상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한번 차출될 때마다 6주 이상 대표팀 생활을 해야 해서 다음 시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게 칼럼니스트의 주장이다. 특히 노비츠키,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 등 외국인 선수들은 대표팀 차출이 거의 의무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칼럼니스트는 “이들이 국제 대회 불참은 자국 대표팀의 성적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안드레 밀러(38·워싱턴 위저즈)의 사례는 휴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그는 지난 시즌을 제외한 약 14년 간 불과 6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았다. 그는 건강하게 오래 뛸 수 있었던 비결로 ‘비시즌 동안의 충분한 휴식’을 꼽았다. 그는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몸을 만드는 것보다 스스로 체중을 관리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온 것이 장수 비결이라고 답했다. 스스로를 지나치게 혹사시키지 말라는 게 밀러의 조언이다.

칼럼니스트는 듀란트와 조지가 지난 두 시즌 총 400여경기(시즌+PO)를 뛰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두 선수는 대표팀과 자선경기, 시범경기에도 빠짐없이 참가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조던이 최근 선수들의 열정을 거론했지만, 제임스나 노비츠키의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 그렉 포포비치 감독(오른쪽)과 토니 파커. (사진= Getty Images/멀티 비츠)


가장 좋은 대안?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가장 좋은 대안은 감독들이 탄력적인 선수기용을 하는 것이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실제로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탄력적인 선수기용을 하는 감독으로 꼽힌다.

포포비치 감독은 지난 시즌 파커의 출전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했다. 파커는 시즌 전 프랑스 대표로 뛰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유로바스켓에서 자국을 우승시켰다. 파커가 지쳤다는 것을 알고 올스타전 이후 약 20경기를 쉬게 했다. 시즌 후반 파커를 쉬게 하지 않았다면 샌안토니오의 우승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즌 막판 체력을 비축한 파커는 PO에서 샌안토니오가 승승장구하는 데 기여했다.

결국 경기수 축소는 구단주와 선수간 마찰을 유발하기 쉬운 사안이다. 따라서 중간자격인 감독들이 현명한 선수기용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 대처일 것이다. 선수기용과 관련한 포포비치 감독의 탁월한 전략은 샌안토니오를 20년 가까이 우승 후보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구단주와 선수의 입장을 적절히 헤아리면서 팀을 이끄는 감독의 지혜가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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