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에 간 '투명인간' 강호동·하하 "위기? 몸 써야 할 때"

KBS2 '투명인간' 촬영 현장 가보니
폐차 작업에 참여하고 저녁 지어 회식까지 '포맷 변화'
"정말 힘들어" 출연자들 '엄살'(?)도
  • 등록 2015-03-08 오전 6:30:00

    수정 2015-03-08 오후 4:38:57

폐차장에서 폐차 작업을 하고 있는 방송인 하하와 가수 김범수(사진=KBS).
[화성(경기)=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이거 못 살릴 거 같은데?” 안전모를 쓴 사내가 수명이 다한 차의 보닛을 떼려다 뒤로 물러선다. 그러자 다른 사내가 나섰다. 연결된 선을 자르고 나사 등을 전동 기구로 뽑아 보닛을 분리했다. “뭐, 이제 ‘선수’야. 탯줄 자르듯 하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석포리의 한 자동차 폐차장. 바람이 매서웠던 지난 6일 방송인 하하와 가수 김범수가 차와 씨름했다. KBS2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 촬영에서다.

‘투명인간’은 두 사람을 비롯해 강호동·정태호·강남·육성재 등이 현장의 일터를 찾아가 직원들과 소통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솔직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요.허리를 펴고 쉴 시간도 없네요.” 폐차장에서 만난 하하는 ‘엄살’(?)을 부렸다. 하하는 김범수와 2인 1조로 팀을 이뤄 폐차의 부품을 제거했다. 오전 10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는 작업이다.

괜히 엄살을 부린 게 아니다. 폐차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낯설고 위험한 공구에 작업 절차도 까다로워 ‘3D 직종’ 중 하나로 꼽힌다. 체력 소모도 크다. 그만큼 출연자도 작업복과 안전 안경까지 갖춰 조심스럽게 폐차 작업에 참여했다. “여태껏 했던 일 중에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장난아녜요, 진짜.” 6인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RV차량 해체 작업에 투입된 강남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강호동과 정태호도 웃음을 거뒀다. 두 사람도 현장 지도자의 지시에 귀 기울이며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폐차 작업에 참여했다.

KBS2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에서 폐차 작업에 도전한 강호동(사진=KBS).
‘투명인간’이 변한다. 애초 인터파크 등 ‘화이트칼라’ 직종의 회사를 찾아가 직장인들과 소통했던 출연자들은 이달 첫째 주부터 ‘밖’으로 나왔다. ‘온실’에서 직장인들 웃기기에만 노력했던 출연자들은 공장 등에서 가마솥을 만들며 땀을 흘렸다. 지난 1월 시작된 ‘투명인간’은 시청률 2~3%대를 오가며 고전하고 있다. 이 위기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제작진이 프로그램 콘셉트에 변화를 줘 이뤄진 일이다. ‘투명인간’을 총괄하는 권경일 PD는 “앞으로 ‘블루칼라’ 노동자를 찾아 그들의 땀을 이해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명인간’ 기획 의도가 ‘직장에서 놀자’예요. 갑이 아닌 을로 사는 이들에 대한 고충을 이해해보자는 취지였죠. 헌데 사무직 관련 회사에는 출연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육체노동을 생각했어요. ‘아, 이렇게 힘들 게 일하시는 구나’라는 걸 보여줄 수도 있고요. 다만, 이분들과 소통하려면 최소한 이분들이 하는 일을 출연자들이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진정한 얘기가 오갈 수 있으니까요.”

여기까진 KBS 교양국에서 15년 동안 제작해 온 ‘체험 삶의 현장’과 비슷하다. 권 CP는 차별점으로 “회식”을 강조했다.

“일 하면서는 게임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위험하기도 하고 자칫 한 눈 팔았다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출연자들은 작업이 끝나고 나면 노동자들과 회식을 합니다. 직접 만든 가마솥에 밥을 하고 음식을 해 나눠 먹고 얘기를 하는 거죠. 노동자 가운데 이슬람 국가(시리아)에서 온 사람도 있어 고등어김치찌개를 할 예정입니다.”

폐차 작업을 하며 ‘멘붕’에 빠진 가수 강남(사진=KBS).
변화에 ‘태풍’을 맞은 건 출연자들이다. 그럼에도 “다들 기대 이상으로 적응을 잘한다”며 신기해하는 눈치다.

“고등학교 때 유흥비 마련하려고 건설현장에서 일한 적 있거든요. 일산의 모 아파트 벽돌 올린 게 저죠.(웃음) 걱정했는데 멤버들이 다들 몸 쓰는 일을 잘하더라고요. 저번에 가마솥을 만들러 가는데 보통 5개월 수련해야 만든다는 걸 우리가 직접 해냈거든요. 놀라더라고요. 특히 (강)호동이형은 노동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아요. 몸 쓰는 건 최고라니까요. 사실 지금은 (프로그램이 위기인 만큼)멘트 보다 몸을 쓸 때죠.”(하하)

“저도 어려서 기지국에 무전기 설치하는 일을 해 봤어요. 음악 하려고 하니 집에서 반대를 많이 해 돈 벌려고요. 별 일을 다했죠. 폐기물 처리하는 곳에서 분리수거 하는 아르바이트도 해봤고요. 여기서 이렇게 일해보니 옛 생각이 나네요. 액티브한 일을 좋아해 이왕에 하는 거 낯선 직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해요.”(김범수)

의욕은 넘쳐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하하와 김범수도 이제는 삼십 대 중반을 넘어서 ‘불혹’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그램 현장 연출자가 촬영을 위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의 팔을 잡으며 “이제 가자”고 하자 다들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아녜요. 인터뷰 더 하셔도 돼요.”(김범수)

“인터뷰 성심성의껏 해 드려야죠. 사실 가면 차 닦아야 해요, 휴.”(하하)

폐차장에 간 ‘투명인간’은 오는 18일 방송된다. 가마솥 제작 현장에 가 변화를 꾀한 ‘투명인간’은 11일 앞서 전파를 탄다.

폐차 작업을 하며 서로 칭찬에 나선 김범수와 하하(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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