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로 드러난 연습생 100만명 시대의 '숙제'

  • 등록 2016-04-22 오전 7:00:00

    수정 2016-04-22 오전 8:23:34

프로듀스101 (사진제공=Mnet)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케이블채널 Mnet ‘프로듀스101’은 멤버 11명으로 구성된 신예 걸그룹 ‘I.O.I(아이오아이)’를 탄생시켰다. I.O.I의 멤버 선발은 연습생 90명의 탈락을 동시에 확정지었다. ‘프로듀스101’은 각 기획사들에서 참여한 101명의 연습생 중 10.89%만 살아남은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이었다. 최종 선발된 11명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축하와 환호를 받을 때 그들 뒤에는 90명이 있었다. ‘프로듀스101’은 비율로는 89.11%가 선택을 받지 못한 잔인한 현실을 보여줬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연습생 100만명 시대’라는 수식어가 생긴 지 이미 오래다. ‘프로듀스101’은 그나마 출연진 중 데뷔의 기회를 갖게 되는 선발인원의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실제 전체 연습생들의 수를 감안하면 정식 데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몇백분의 일, 스타가 될 확률은 수천분의 일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탈락자 중 한명이었던 최은빈이 소속사 문제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연습생이라는 존재에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프로듀스101’ 같은 프로그램들은 많은 연습생과 기획사들에게 분명 필요한 이유가 있다.

90% 탈락해도 절실한 기회

‘프로듀스101’은 연습생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하나의 기회를 제공했다. 연습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게 데뷔를 할 수 있는 기회다. 11명이 연습생 생활에서 벗어나 데뷔를 앞두고 있다. 더 많은 연습생들이 데뷔라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소속사 관계자가 아닌 대중에게 확인시켰다. 몇몇은 이를 통해 데뷔 가능성을 높였다.

데뷔를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아이돌 연습생들의 어두운 면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아이돌 전성시대, 연습생의 눈물’ 편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나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던져지는 소위 ‘막말’로 인한 상처를 비롯해 연습생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 데뷔를 못할 경우 불안할 수밖에 없는 미래, 연습생들을 겨냥한 ‘스폰서’ 유혹으로 인한 피해 등등이 소개됐다.

이에 대해 기획사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동안 잠잠하나 했더니 또 건드린다”는 거였다. 연습생들의 미래가 밝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반면 그동안 제기된 숱한 지적들로 인해 처우 등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했다.

강종완 DSP미디어 이사는 “요즘 연습생들의 교육은 학교 교육과 마찬가지다. 교과목 수업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스케줄에 따라 노래와 춤은 물론 인성교육에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외국어 교육까지 시킨다”고 말했다. 김숙경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기획사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우리를 비롯한 몇몇 회사들은 연습생들에게 학교 수업을 우선시 하게 하는 등 다른 진로를 선택하게 됐을 때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JYP엔터테인먼트는 학생 신분인 연습생들이 2학기 연속 성적이 떨어질 경우 연습생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엄격한 관리를 해왔다.

존중받아야 할 연습생들의 꿈

“그들의 절실함을 알아줬으면 한다.”

김병선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프로듀스101’ 출연자를 비롯한 아이돌 연습생들을 향한 대중의 시선에 이 같은 당부를 했다.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리며 정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 종용보다는 격려와 기회라는 것이다. ‘프로듀스101’에서 연습생들이 보여줬던 것은 자신의 ‘끼’, 기량과 함께 목표에 대한 절실함도 있었다. 김병선 대표의 말은 ‘스타’라는 목표를 ‘허황된 꿈’으로만 치부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기도 했다.

I.O.I뿐 아니라 ‘프로듀스101’에 출연한 연습생들조차도 일부 지상파 방송사들의 견제를 받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죄(?)라면 꿈을 좇아 연습생 생활에 발을 들여놨고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케이블 채널이 내민 기회의 손길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데뷔를 위해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며 쌓아온 노력은 감안할 요건이 되지 않는 듯하다. 이들에게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낙인만 찍어놓고 배척하는 것은 차별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데뷔 근처에 가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어렵게 데뷔를 하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포기를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소속사의 재정난으로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일도 있고 그룹의 재정비 기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다. 그래도 많은 연습생들이 꿈을 꾼다. 젊은이들이 꿈을 잃어간다는 말이 나오는 시대에 그들이 진지하게 도전을 하는 것만으로도 응원을 받을 이유는 충분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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