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불 밝힌 평창 올림픽 성화...성화 봉송의 모든 것

  • 등록 2017-10-26 오전 6:46:50

    수정 2017-10-26 오전 6:46:50

24일 오후(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이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그리스 여배우인 대사제 카테리나 레후가 성화봉에 불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밝힐 성화가 드디어 화려한 불꽃을 피웠다.

평창올림픽 성화는 현지시간으로 24일 정오 그리스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채화됐다. 대제사장 역할을 맡은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후가 이틀 전 미리 받아놓은 예비 불씨를 이용해 성화봉에 불을 붙였다.

원래 올림픽 성화는 헤라신 전에서 오목거울을 이용해 태양 빛으로 불꽃을 피워야 한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미리 준비한 ‘예비불씨’를 이용해 성화에 불을 붙여야 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예비불씨를 사용해 성화 채화를 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1956년 멜버른 하계올림픽이 최초였고 이후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 예비 불꽃 점화가 이뤄졌다.

성화봉은 첫 봉송 주자인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에게 전달됐다. 앙겔리스는 성화를 들고 ‘근대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기념비까지 이동한 뒤 한국인 첫 봉송 주자인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박지성에게 넘겼다.

성화는 그리스 현지에서 7일간 진행되는 봉송 행사를 거쳐 11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국내에선 대회 개막일인 내년 2월 9일까지 7500명의 주자와 함께 101일 동안 전국 2018㎞를 누빈다.

▲성화봉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한국 전통 백자를 모티브로 제작된 평창올림픽 성화봉은 우리나라 겨울철 강풍과 폭설 등 다양한 날씨 환경에서도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특수 제작됐다.

철과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성화봉은 4개의 분리된 격벽으로 만들어졌다. 바람이 불면 불꽃이 격벽 반대 방향의 산소원 쪽으로 이동해 불꽃이 꺼지지 않는다. 또한 성화봉 상단에 우산형 캡을 씌워 불꽃이 눈이나 비에 맞지 않도록 했다.

그래도 오랜시간 성화 봉송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성화 주자가 성화봉을 들고 뛰는 동안 옆에서 관계자가 함께 이동하며 성화봉의 상태를 계속 점검한다. 혹시라도 성화봉이 고장날 경우 곧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성화가 꺼지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성화봉송 주자 뒤에는 미니 버스가 예비 불꽃이 담긴 안전램프를 싣고 함께 이동한다. 성화가 꺼지게 되면 예비 불꽃을 바로 성화봉에 붙여 복구하게 된다.

▲비행기에서는 성화 어떻게 운반되나

그리스에서 채화된 성화는 비행기를 통해 인천공항에 들어온다. 비행기는 안전 문제로 불이 붙은 성화봉을 가지고 탈 수 없다. 대신 성화는 등산용 램프와 비슷한 모양의 안전램프에 옮겨진다.

높이 483㎜에 몸통 지름이 140㎜, 무게 2.87㎏인 안전램프는 강화유리로 제작됐다. 안에는 파라핀 오일이 채워져 최대 52시간 동안 불꽃이 유지된다. 외부 충격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만약의 사태의 대비해 혹시 2개의 안전램프에 불꽃을 나눠 보관한다.

비행기에 올라탄 안전램프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램프 기술자에 의해 관리된다. 3인1조로 구성된 관리팀은 비행 시간 내내 불꽃의 상태를 관찰한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도 안전램프의 역할은 계속된다. 성화봉송 기간 내내 함께 하면서 혹시나 있을 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평화의 상징’ 성화 봉송은 사실 나치의 산물

성화 봉송은 올림픽이 가장 강조하는 세계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성화는 고대 올림픽 때부터 비롯됐다. 당시 불은 인간 만이 이용할 수 있는 성스러운 상징이었다. 제우스신에게 불을 받는다는 것은 신에게 평화를 약속 받는다는 의미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성화 봉송 방식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나치의 아이디어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한 독일은 처음으로 높은 성화대를 만들었다. 그리스에서 베를린까지 7개국 3000km에 이르는 긴 거리를 봉송하는 행사도 기획했다.

이를 추진한 장본인은 히틀러를 추종하는 나치스 참모본부였다. 성화대를 만든 것은 나치스의 절대 권력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유럽을 가로질러 독일까지 성화를 봉송하도록 한 것은 전쟁을 준비하던 독일군의 공격 루트를 사전답사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때 성화가 봉송된 나라의 역순으로 침공해 들어갔다.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성화 봉송은 나치의 잔재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IOC는 성화 봉송의 순수한 의미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1964년부터는 동계올림픽에서도 성화 봉송을 시작하면서 올림픽에서 절대 빠져선 안될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성화 봉송, 바람 잘 날 없다

성화 봉송은 여정이 워낙 길다 보니까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성화 봉송 자체가 큰 화제가 되다보니 이를 이용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주변의 관심을 끌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물이나 소화기로 성화를 꺼 버리려고 달려드는 경우는 물론 성화봉 자체를 탈취하려는 시도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봉송 도중에 성화가 꺼지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는 프랑스 파리에서 성화 봉송 도중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저항에 막혀 성화가 4번이나 꺼졌다. 터키 이스탄불에선 독립운동을 벌이던 위구르인들의 항의 시위로 역시 성화가 꺼질 뻔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은 최악의 성화봉송으로 남아있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올림픽 개최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끊임없이 성화를 꺼뜨리거나 탈취하려는 시도를 해 몸살을 앓았다. 시위대가 성화 봉송로를 막으려 하자 경찰이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선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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