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업]박나래, 망가짐의 품격

  • 등록 2018-01-11 오전 6:30:00

    수정 2018-01-11 오전 9:13:09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누구나 더럽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펼치느냐 펼치지 않느냐의 차이죠.”

아슬아슬한 발언도, 비속어도 거침없다. 호탕한 웃음소리에 덩달아 웃고 만다. 개그우먼 박나래다. 박나래는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예능인이다. 고정 프로그램만 무려 5개다. MBC ‘나 혼자 산다’, tvN ‘짠내투어’, ‘코미디 빅 리그’(이하 ‘코빅’),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SBS 모디빅 ‘박나래의 복붙쇼’에 출연 중이다. 여기에 오는 14일부터 JTBC ‘슈가맨2’이 추가된다.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듯 지난달 29일 ‘2017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7년을 빛낸 코미디언’ 순위 3위에 올랐다. 10위권 안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여성 예능인이었다.

인기의 비결은 꾸밈없는 솔직함이다. 성역 없는 토크가 강점이다. 성형이나 실패의 경험은 물론 여성 연예인이라면 대부분 금기시하는 술과 성(性)은 그의 주전공이다. 그는 4쇄를 앞두고 있는 에세이 ‘웰컴 나래바’를 집필하면서 “19금 에피소드를 제외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tvN ‘인생술집’에선 “신동엽을 잇는 ‘19금 드립’의 황후가 되고 싶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노출증이 있다”는 그는 “날씬한 사람이 노출하는 건 괜찮지만 배 나온 사람이면 ‘왜 노출하느냐’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당당함 덕분에 오히려 건강하게 대중에게 다가간다.

집에 차린 나래바(BAR)는 모든 에피소드의 원천이다. 역설적으로 박나래의 바쁜 스케줄로 3개월째 휴업 중이지만, 나래바는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함축한다. 고마운 이들에게 보답하고자 만들었지만, 현재를 즐기자는 트렌드 욜로(YOLO)와도 맞물려 있다. 박나래는 2015년 MBC ‘라디오스타’에서 나래바와 관련된 일화를 방출했고, 나래바의 화제성은 MBC ‘나 혼자 산다’ 고정 출연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에서 나래바 외에도 ‘나래여름학교’처럼 치열하게 ‘노는’ 일상을 보여줬다. 그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에 시청자들은 대리만족했다.

사진=이데일리DB
그저 독한 개그는 쉽다. 시청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정도를 지킬 때 베테랑이다. 박나래의 개그와 라이프스타일 이면엔 책임감이 있다. tvN ‘어쩌다 어른’에서 밝혔듯 그는 17세에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인생에서 처음 마주한 죽음은 “주어진 순간만큼은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내일 없이 논다”는 나래바이지만, 이웃 주민에게 피해를 막고자 3중창을 설치해 4월부터 에어컨을 튼다. ‘짠내투어’ 속 여행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식비를 미슐랭 스타를 단 식당에 올인하는 대신 한 끼는 손수 만들어 멤버들에게 대접한다. 도전하되 감당할 만큼 무리한다.

희극인으로서 정체성도 성실히 지켜나가고 있다.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으로인 그는 다른 채널 프로그램인 ‘코빅’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았다. 지금도 10분 무대를 위해 1주일에 5일을 투자해 회의를 하고 연습을 한다. “공개 코미디는 시청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트렌드를 빨리 읽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피부가 약해 분장할 때마다 피부가 상하지만” 분장쇼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유도 동일하다. 평소 제작발표회만 해도 박나래의 평범한 사진은 찾기 힘들다. 당당한 표정으로 코믹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웃음을 위해서라면 “남자들은 위통 까고 노출해가며 개그하는데, 왜 여자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되나. 여자들도 위통을 벗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외치는 박나래다.

박나래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저는 뭣도 아니다. 그래서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겸손한 발언이지만 그 바탕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웃음을 위해 스스럼없이 망가지지만, 속내는 단단하고 야무진 사람. 대중이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다.
사진=MBC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폐 끼쳐 죄송합니다"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