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만에 4홈런' 강백호, '슈퍼루키' 넘어 '슈퍼스타' 눈앞

  • 등록 2018-04-03 오전 6:00:00

    수정 2018-04-03 오전 6:00:00

프로야구 데뷔 8경기 만에 홈런 4방을 터뜨린 ‘슈퍼루키’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슈퍼루키’ 강백호(19.kt wiz)가 2018 KBO리그 개막 열흘도 안 돼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조짐이다. 야구팬들은 강백호의 방망이에서 뿜어지는 대포쇼에 열광하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달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KBO리그 개막전에서 데뷔 첫 타석에 홈런을 터뜨리며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강백호는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kt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강백호는 지난 1일까지 8경기를 마친 현재 4개의 홈런을 때렸다.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최정을 비롯해 김동엽, 제이미 로맥(이상 SK)과 팀 동료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심지어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넥센) 보다도 더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이다.

단지 홈런만 많이 치는 게 아니다. 30타수 7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도 4개나 골라낼 정도로 선구안도 갖췄다. 출루율은 4할, 장타율은 무려 8할에 이른다. 기록상으로 팀 내 간판타자인 황재균, 로하스, 유한준 등보다 훨씬 앞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 타자가 데뷔하자마자 이처럼 엄청난 홈런 페이스를 보여준 것은 프로야구 37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1996년 30홈런으로 역대 신인 타자 최다홈런을 기록한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도 개막 후 7경기 동안 홈런은 1개뿐이었다.

심지어 강백호의 홈런 행진은 1994년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쳤던 LG 트윈스 김재현의 페이스도 능가한다.

강백호가 홈런을 빼앗은 투수의 면면도 대단하다. 프로 1호 홈런을 KIA의 특급 에이스 헥터 노에시에게 빼앗았다. 이후에도 김주한(SK), 조시 린드블럼, 장원준(이상 두산) 등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을 상대로 홈런을 뽑았다. 투수 유형도 우완, 좌완, 사이드암을 가리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강백호가 대형타자가 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원호 SBS 야구 해설위원은 “강백호는 일단 기본적으로 가진 힘이 좋다. 여기에 스윙 메커니즘이 좋고 히팅포인트도 앞에 놓여 있어 타이밍이 맞으면 장타를 날릴 수 있다”며 “스윙할 때 팔이 몸에 붙으면서 몸통이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타구 비거리가 멀리 나간다”고 설명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대담한 성격도 강백호의 강점이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타석에서 자신있게 스윙한다. 전혀 위축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마치 외국인타자가 타석에 들어선 것 같다”고 칭찬했다. 강백호와 상대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도 “가진 재능도 뛰어난데다 배포도 있다. 좋은 타자다”라고 강백호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팀 운도 따랐다. 강백호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순위로 kt에 지명됐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와 타자 모두 소질을 보였다. 마운드에선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졌고 타석에선 홈런포를 뻥뻥 쏘아올렸다. 고척스카이돔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라면 대부분의 팀은 투수 쪽에 더 무게를 두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진욱 kt 감독은 강백호를 지명하자마자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포지션도 외야수로 전향했다. 개막전부터 붙박이 주전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키며 강백호를 전폭 지원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강백호가 롯데나 KIA 같은 팀에 입단했다면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개막전 선발 출전이 어려웠을 것이다”며 “kt에 지명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구 관계자는 “아마 강백호가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면 투수로 먼저 훈련받았을 것이다. 150km 이상 던지는 투수를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며 “유망주를 보는 눈이 탁월한 김진욱 감독이기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강백호가 지금 같은 활약을 시즌 내내 펼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각 구단은 강백호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에 돌입했다. 앞으로 그와 상대할 팀들은 강백호를 신인이 아닌, 중심 타자로서 집중 견제할 것이 틀림없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강백호가 아직 신인이고 경험이 적다 보니 직구보다는 변화구에 약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몸쪽에 강점을 보인 반면 바깥쪽 공에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강백호가 상대 팀 견제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선구안도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기를 치를수록 스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 시즌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때릴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강백호는 아직 겸손한 모습이었다. 그는 “운이 좋아서 홈런이 나오는 것 같다. 내가 늘 잘 치는 게 아니라 어쩌다가 걸리는 것이다. 실투가 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실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 경험이 된다. 앞으로 상황 대처 능력이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팬이 더 늘어나서 관중들이 꽉 찬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 개막 3연전에서 홈 팬들 많이 와주시고 환호를 많이 해주셔서 기분 좋았다”며 “좀 더 성숙해지고 팀에 도움이 돼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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