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라이벌’ 미컬슨을 닮아가는 우즈

  • 등록 2018-04-05 오전 6:00:00

    수정 2018-04-05 오전 6:00:00

타이거 우즈(왼쪽)와 필 미컬슨이 3일(현지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연습라운드 12번홀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필드 위 신사’ 필 미컬슨(이상 미국)의 관계를 설명할 때면 빠지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앙숙’, ‘라이벌’. 모두 대결 구도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미컬슨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처럼 딱히 우즈에게 ‘독설’을 날린 적이 없다. 우즈가 그간 미컬슨을 자극할만한 발언을 한 것도 아니다. 둘의 골프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다. 오히려 스포츠의 특성상 주변에서 둘의 싸움을 부추겼다.

우즈와 미컬슨이 워낙 다른 인생을 살아온 점도 둘을 구분하게 했다. 우즈가 각종 스캔들에 연루될 때 미컬슨은 딸의 졸업식을 위해 메이저대회 US오픈 출전을 포기하는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US오픈 우승컵은 미컬슨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대회임에도 말이다. 골프를 대하는 방식도 달랐다. 미스샷이 나면 미컬슨은 골프공에 대고 “자기(honey)야, 제발”이라고 속삭였고 우즈는 “이런 빌어먹을”이라고 외쳤다.

다만 필드 위에선 우즈가 앞섰다. 우즈가 683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달릴 때 미컬슨은 조연에 불과했다. 미컬슨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43승을 거두고도 한 번도 세계 1위를 밟지 못한 것도 우즈 때문이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던 우즈와 미컬슨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남다른 ‘브로맨스’를 뽐내고 있다. 우즈와 미컬슨은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연습라운드를 함께했다. 우즈가 이글 2개, 미컬슨이 5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를 완벽히 제압했다. 우즈와 미컬슨이 함께 연습라운드를 한 건 1998년 닛산 오픈(현 제네시스 오픈) 이후 20년 만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타이거와 필이 오거스타에서 함께 연습하는 날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자기애’가 유독 강했던 우즈는 40대에 접어들면서 성격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허리 부상보다 온순해진 성격이 전성기 시절 누구도 넘볼 수 없던 집중력을 되찾는 데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우즈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톱5’ 두 번에 12위를 한 번 기록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미컬슨처럼 팬의 ‘하이파이브’ 요구에 더 자주 응해주고 얼굴에 미소를 예전보다 더 자주 띈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우즈가 살아나자 미컬슨도 함께 돌아왔다. 지난 2월부터 참가한 PGA 투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24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고 3년 8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기도 했다.

우즈와 미컬슨은 연습라운드가 끝난 후 서로의 우정을 과시했다. 우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우정이 강해졌다”며 “우린 지난 20년간 멋지게 싸웠고 앞으로도 몇 번 더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20대 초반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고 말했다. 미컬슨도 “누구보다 우즈를 존경했다”며 “그가 다시 경기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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