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적폐로 변한 '실시간 차트'

  • 등록 2018-05-15 오전 6:00:00

    수정 2018-05-15 오전 6:00:00

이데일리가 최근 확보한 음원 사재기 현장 영상 캡처(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실시간 차트가 적폐입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이데일리의 단독보도로 실태가 드러난 ‘음원 사재기’와 가수 닐로의 노래 ‘지나오다’의 원인불명 차트 1위로 촉발한 과도한 ‘바이럴 마케팅’ 등 음원시장의 논란을 이야기하다 이 같이 결론을 냈다. 적폐청산이 화두인 요즘에도 음원 사이트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실시간 차트는 왜 없애지 않느냐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현재 음원 차트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관계자의 발언은 수긍이 갔다. 사재기나 ‘낚시’에 비유되는 바이럴 마케팅에 넘어가 음원을 듣는 것까지 순위에 포함시킨다면 차트는 이미 공정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차트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음원에 대한 대중의 호응도, 평가를 중점적으로 반영해야 하지만 그런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은 차트 순위 있는 그대로를 음악의 질적 순위로 받아들인다. 노래 한곡을 완성하기 위해 가수, 제작자, 작사·작곡가들이 들인 노력이 오롯이 평가받지 못하는 구조가 된 지 오래다.

그런 문제들에도 각 음원 사이트들은 실시간 차트 폐지는커녕 운영방안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차트가 매출의 중요한 수단이어서다. 인기 아이돌 그룹이 컴백을 하면 신곡을 음원 실시간 차트 1위로 만들어주기 위해 팬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를 통해 일간 차트에서도 음원이 상위권에 올라가면 좀처럼 순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일간차트 톱100’ 스트리밍을 음원 사이트 이용자 중 60% 이상이 이용 중이기 때문이다. 음원 시장의 악순환을 초래한 게 결과적으로 실시간 차트라는 지적이 괜한 소리는 아니다.

음원 사이트들은 여전히 실시간 차트 운영에 미련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그나마 차트 운영방안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게 다행스러운 변화다. 주요 음원 사이트들은 최근 논란들로 인해 차트 운영방안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와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지난 주 첫 회의를 가졌고 곧 두번째 회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능한 변화로 △차트를 기반으로 한 묶음 상품을 폐지하거나 △이용자가 차트 상위 곡들 중 듣고싶지 않은 곡들을 지정해 제외하도록 단계를 추가하는 방법, △‘좋아요’ 클릭수를 반영하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용자가 적어 차트 순위의 인위적 개입이 상대적으로 쉬운 시간대로 꼽히는 새벽에는 차트 집계를 하지 않거나 집계량에 차등을 두는 방법도 있다.

이 만큼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가요계에서 차트 운영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문제의 근원을 남긴 상태에서 추진되는 것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더구나 매번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존 것을 없애고 새로 시작을 한다는 것은 소모적이다. 긍정적이고 실효성 있는 변화의 방법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터다. 음콘협과 음원 사이트들이 어떤 방식의 변화를 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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