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응급실의 지상파

  • 등록 2018-07-09 오전 6:10:00

    수정 2018-07-09 오전 6:10:00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지상파는 케이블·종편에 비해 각종 규제가 많다. 중장년 시청자의 기호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모험적인 시도가 어렵다.”

남승용 SBS 예능본부장이 최근 ‘2018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토로한 ‘지상파의 고충’이다. 업계에선 ‘지상파의 위기’를 뛰어넘어 벼랑 끝에 내몰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지상파 간부들에게 “힘들다”는 입버릇이 됐다.

드라마 시장이 단적인 예다. 방송사 간판 격인 수목극을 보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시청률 7%가 넘지만, 지상파 3사 드라마는 5%를 밑돈다. 시청률은 광고 단가로 이어진다.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좋은 작가와 PD, 배우가 답이란 것은 누구나 안다. 제작비에 묶인 지상파와 제작비를 100% 지원하는 케이블채널. “좋은 대본은 일단 tvN과 JTBC부터 간다”는 말이 나오고, 젊고 유능한 지상파 PD들은 대표작이 생기면 친정을 떠나는 게 수순이 된 이유다.

KBS는 지난달 2TV 월화 미니시리즈 ‘너도 인간이니?’부터 유사 중간광고(Premium CM, 이하 PCM)를 집행하고 있다. MBC와 SBS는 지난해부터였다. 꼼수란 일부 비난도 있었지만 일종의 자구책이었다. 이달부터 지상파 3사는 67분에서 60분으로 주중 미니시리즈 분량을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60분인 이유는 유사 중간광고가 가능한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여부는 표류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비대칭 규제를 개선하고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필요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유사 중간광고가 일반화된 만큼 사실상 허용이란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반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물음표로 남아 있다. 응급 상황에서 삶과 죽음의 사이를 가르는 것은 타이밍이다. 이른바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조치는 환자의 생을 좌우한다. 지상파는 응급조치가 시급한 시점에 이르렀다. 미디어 빅뱅 시대에도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규제 완화는 인공호흡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늦춰진다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까지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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