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지친 주니어 골퍼들 “너무 더웠지만 정신력으로 버텨”

일송배 한국주니어 폭염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
KGA 생수 제공, 반바지 착용 허용 등 더위 대책
비상상황 대비 구급차 대기하고 경기시간 앞당겨
  • 등록 2018-08-03 오전 6:00:00

    수정 2018-08-03 오전 6:00:00

2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일송배 제36회 한국주니어 골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무더위 속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골프협회)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너무 더웠지만 정신력으로 버텼어요.”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미래의 골프스타를 꿈나무들의 샷은 멈추지 않았다.

2일 경기도 용인 레이스 힐스 컨트리클럽. 섭씨 35도의 무더위 속에서 일송배 한국 주니어 골프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이날 경기엔 초등학생과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 선수들이 출전해 각 부문 우승을 다퉜다.

더위가 가장 큰 적이었다. 낮 12시께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선수들은 기진맥진했다. 땀으로 온몸이 젖은 한 선수는 샤워부터 하기 위해 얼른 새 옷을 가져와 라커룸으로 향했다.

카트를 타고 클럽하우스 앞에 도착한 초등학생 김민솔(13)은 “너무 더워서 어떻게 경기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얼음주머니로 더위를 식혀가면서 겨우 경기했고,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도착한 또 다른 선수는 “최대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 사이로 다녔고, 물을 얼려서 3통이나 들고 나가 갈증을 해소하면서 경기했다”고 긴 한 숨을 몰아쉬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부모와 코치들도 더위 앞에 장사가 없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들고 다녔지만, 뜨거운 열기에 연신 땀을 훔쳤다. 제자들을 데리고 대회장에 나왔다는 한 코치는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힘이 들었지만, 폭염을 참아가며 경기를 하는 제자들 앞에서 덥다고 말하기도 미안했다”면서 “성적을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제자가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어깨를 다독였다.

예상치 못한 폭염이 계속된 탓에 대회를 주관한 대한골프협회(KGA)는 대책을 마련하기에 바빴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선수 보호다. 특히 참가자 전원이 학생선수들인 탓에 폭염으로 인한 비상 상황에 만전을 기했다. KGA는 대회 기간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고, 가급적 우산 등을 쓰고 경기하도록 권했다. 또 선수들을 위해선 무료로 생수와 식염포도당 등을 수시로 제공했고, 구급요원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은 오전 7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경기 시간을 30분 앞당겨 최대한 더위를 피했다.

오철규 대한골프협회 사무국장은 “골프 경기의 특성상 야외에서 진행해야 하는 탓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폭염으로 대회 취소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그럴 경우 다른 날짜를 잡아 재경기를 펼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최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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