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정 PD “백종원 가르침, ‘강식당’ 개업 큰 영향”(인터뷰③)

  • 등록 2018-11-02 오전 7:01:00

    수정 2018-11-02 오전 7:01:00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가볍게 내뱉은 말이 실제로 벌어지고, 방송 중 새 시즌이 시작된다. 그게 가능하느냐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돌아온 답은 “안 될 것도 없지 않느냐”다. 틀 안에 가두지 않기 때문에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매주 일요일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5,6’이다.

‘신서유기’는 중국 고전 ‘서유기’에 대한 재해석으로 출발한 버라이어티다. 지난 2015년 나영석 PD의 웹예능으로 첫 선을 보였다. 시즌2부터 TV로 진출해 지난 시즌 ‘강식당’, ‘꽃보다 청춘-위너 편’ 등 외전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어느덧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tvN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공동연출인 신효정 PD의 색채인 B급 감성은 곧 ‘신서유기’의 핵심이다. 툭 끊어내는 편집이나 딱딱한 자막 폰트 등 기존 예능에선 사용하지 않는 요소를 ‘신서유기’의 재미 포인트로 만든 것도 그의 힘이었다. 그는 스스로 진화해가는 ‘신서유기’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역시 재미”라며 “웃길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이하 신효정 PD와 일문일답이다.

(인터뷰②에 이어)―지난 1월 종영한 외전 ‘강식당’도 큰 사랑을 받았다. 언제쯤 돌아오나.

△언젠가 하지 않을까 싶다. 멤버들의 일상이 편해보일 때가 아닐까 싶다. 요즘에도 ‘강식당’ 이야기를 꺼내면 멤버들이 질겁한다. 자영업자 시청자들은 공감했을 것 같다. 양배추도 채써는 기계가 있다. 그걸 놓은 자리가 없었다. 계란도 방송에 나간 건 극히 일부다. 계란을 깨고 푸는 과정을 반복했다. 제주도에서 식당을 했지만 마지막날 녹초가 돼 처음으로 바다를 봤다. (웃음) 겨우 하루 몇 시간을 장정 5명이 했는데도 힘들었다. 멤버들도, 제작진도 식당에서 주문할 때 한 번 더 생각한다. 오픈 주방인 곳을 가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송민호가 피오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 ‘강식당’을 하면서 자영업이 얼마나 힘든지, 그에 비하면 가수는 행복하게 돈 버는 직업이니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더라.

사진=이데일리DB
―백종원이 스승으로 깜짝 출연했다. 촬영 도중 직접 식당을 찾기도 했다.

△돈까스를 메뉴로 결정하니까 그분이 떠올랐다. 돈 받고 하는 장사인데 우리의 어설픈 실력으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 친분은 없었다. 연락해 촬영 목적을 말씀드렸다. 제대로 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일정이 바쁜데 그 시간을 쪼개고 쪼개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셨다. 방송에 충분히 담지 못했지만 장사의 마음가짐부터 설명해주셨다. 집에서 먹는 돈까스라면 대충해도 되지만, 누군가에게 파는 돈까스는 달라야 한다고. 양배추의 미학적 중요성부터 소스 비법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멤버들이 잔꾀를 부리지 않았던 이유는 백종원 선생님의 말씀에 있다.

―제작진도 영향을 받았나.

△처음에는 촬영하기에 예쁜 부엌을 구상했다. 백종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부엌 전개도를 보여드렸다. 지적 받은 부분을 고쳐 부엌을 한 번 갈아 엎었다. 인덕션이며 튀김솥까지 세세한 부분도 자문을 받았다. 저희의 마음가짐을 바꿔주셨다. 갑자기 식당을 찾아오신 것도 저희가 제안 드린 게 아니다. 마음은 있지만 워낙 바쁘시기 때문에 먼저 말을 못했다. 그걸 눈치채시고 시간 내서 와주셨다. 제주도 극성수기여서 비행기 표가 없었는데, 대기표까지 걸어 걸음해주셨다. 선생님 말씀에 자극 받아 꼼수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한 저희의 마음을 알아주셔 기뻤다. 백종원 선생님이 없었다면 진정성이 덜했을 수 있다. 덕분에 일종의 블랙 코미디가 됐다.

사진=‘강식당’ 방송화면 캡처
―중간관리자 이수근의 역할이 돋보였다.

△이른바 ‘일머리’가 정말 좋다. 손이 빠르고 센스가 있다. 유머감각까지 있으니까 그게 활력소가 된다. 늘 그렇지만, 가장 티 안나는 자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준다. 양배추 채썰기가 엄청난 단순 노동이다. 그 와중에도 설거지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강호동이 만든 돈까스의 맛은 어땠나.

△주방이 너무 바빴다. 저희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숙소에서 매일 두드리는 과정을 다 알고 있지 않나. 준비한 재료가 남아도 차마 ‘우리도 좀 먹어보자’는 말을 못하겠더라. 레시피를 배워 각자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원작인 ‘윤식당’과 달리 손님의 반응 보다 주방에 집중했다.

△‘강식당’은 일종의 패러디다. 블랙코미디 같은 시트콤으로 가자고 했다. ‘윤식당’은 해외에서의 한식이 중요하지만, ‘강식당’은 주방 안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괴로움에 초점을 맞췄다. 어쨌든 원작 덕을 많이 봤다.

―‘강세차’, ‘이수근식당’, ‘은다방’ 등 다양한 외전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강식당’을 하면서 좋은 포맷을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 멤버로 할 게 훨씬 많아졌다. ‘신서유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외전을 하는 게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구상 중인 외전도 있다. 언젠가 보여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강식당’은 그런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신서유기’는 ‘신서유기’대로 갈 예정이다. (끝)
사진=‘강식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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