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상 주면 받으실래요?” SBS의 자충수

  • 등록 2018-12-31 오전 6:00:00

    수정 2018-12-31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해마다 연말이 되면 방송사는 한해 자사에 이바지한 이에게 상을 준다. 가끔 시청자의 눈높이와 괴리가 있다 보니 상을 받는 이도, 그걸 지켜보는 이도 곤혹스럽다.

올해 이승기가 그 곤욕을 치르고 있다. 28일 열린 ‘2018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집사부일체’의 이승기가 연예대상을 받았다. 문제는 또 다른 후보였던 외식사업가 백종원의 ‘무관’(無冠) 논란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골목식당’은 ‘집사부일체’보다 시청률도 높다. 게다가 같은 시간 대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의 아성을 깼다. 백종원은 “나는 방송인 아니다. (대상 수상에)욕심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그럼에도 지난해 ‘미운우리새끼’의 출연진 어머니들이 대상을 공동수상했으니 백종원의 대상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2011년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그해 ‘MBC 연기대상’은 드라마 ‘마의’의 조승우가 대상을 받은 것보다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이 ‘무관’이었던 게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쉽게도 올해 받은 이도, 지켜보는 이도 민망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승기의 대상 수상 자체 보다, 백종원 무관을 만든 SBS의 자충수가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승기로서야 상을 주니 받을 수 밖에. 이승기 역시 피해자다. 민망해진 그는 대상 수상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대상. 이 무게가 이렇게 클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승기 연예대상 박탈 요청’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SBS는 ‘백종원이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또 다른 빈축을 샀다. 이는 방송사 연말시상식이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자인한 셈이다. SBS의 말을 그대로 믿더라도 백종원이 ‘받지 않겠다’고 하자, 이승기에게 독이 든 성배를 건넸다. 대상 호명의 순간 이승기·백종원, 그리고 숨죽이며 지켜본 시청자에 대한 실례이자 기만이다. S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의 장을 논란의 장으로 만든 자충수를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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