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게이트]④연예계 확산…"도덕적 해이 드러난 것"

  • 등록 2019-03-13 오전 6:00:00

    수정 2019-03-13 오전 9:20:24

빅뱅 승리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클럽 버닝썬 사태가 연예계로 번지고 있다. 빅뱅의 승리가 성접대 혐의로 입건되고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에 참여한 이들로 정준영 등 여러 명의 연예인의 실명이 거론돼서다. 이번 사태가 연예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중은 충격을 받았다. 선망과 호감의 대상인 이들의 감춰진 이면이 드러난 탓이다. 불법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하고 공유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버닝썬 사태를 단순히 일개의 사건이 아니라 연예계에 가려있던 ‘도덕적 해이’에 주목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어떤 사건이 불거지면 그 사건 당사자만의 문제로 끝났는데 버닝썬 사태로 불거진 승리 등의 의혹은 카톡, SNS 등으로 인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흔히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고 하는데 미꾸라지 몇 마리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이런 문제들이 공공연하게 그들만의 문화로 형성돼 있는 게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승리, 정준영 외에도 다른 연예인의 이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론되고 있다. 이들과 친분 있는 연예인은 물론이고 연예인을 관리하는 책임을 진 소속사로까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연예계 전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감이 높아지는 상황으로, 이번 사태는 혐의에 대한 몇몇 사람들의 사법처리로만 끝나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정 평론가는 “한, 두 명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끝나버리면 제2, 제3의 유사 사건이 또 터질 수 있다”며 “정말 관여한 사람과 무관한 사람을 명명백백히 밝혀 잘못된 문화가 있다면 그 자체를 드러내 바꿀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예인들이 도덕적 일탈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과시욕과 보상심리를 든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사람은 힘이 생기거나 권력을 잡으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면서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 과시가 기부 등 좋은 쪽으로 발현되기도 하고 일탈 등으로 나쁜 쪽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힘과 지위가 잘못에 대해 둔감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예인은 인기를 얻으면 일반 사람들은 경험할 수 없는 많은 부와 영향력을 거머쥔다. 부와 영향력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법적 잘못에 대해서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것이다. 미투운동로 부각된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곽 교수는 또 “연예인의 경우 신인 또는 무명 시절을 힘들게 보냈을수록 보상에 대한 욕구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 편론가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그는 “요즘 연예인 지망생들을 보면 나이 어린 친구들이 많고, 어리다 보니까 상처를 많이 받는다. 일찍 사회에 나와서 당하는 입장에 있다가 잘됐을 때 억눌려 있었던 본능이 잘못 표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인식이 없거나 약하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결국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데 그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곽 교수는 “목표지향적인, 성과지향적인 교육의 부작용”이라며 스타 양성 및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들었다. 곽 교수는 “스타들을 양산해내기만 했지, 스타 양성에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라며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예인 기획사들이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그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정 평론가는 “연예인 기획사들의 연습생들 대상으로 인성 교육을 할 때가 있는데 가서 보면 인성 교육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다”며 “문제가 터졌을 때 덮는 건 한계가 있다. 윤리적인 차원의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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