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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버닝썬 사태를 단순히 일개의 사건이 아니라 연예계에 가려있던 ‘도덕적 해이’에 주목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어떤 사건이 불거지면 그 사건 당사자만의 문제로 끝났는데 버닝썬 사태로 불거진 승리 등의 의혹은 카톡, SNS 등으로 인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흔히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고 하는데 미꾸라지 몇 마리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이런 문제들이 공공연하게 그들만의 문화로 형성돼 있는 게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승리, 정준영 외에도 다른 연예인의 이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론되고 있다. 이들과 친분 있는 연예인은 물론이고 연예인을 관리하는 책임을 진 소속사로까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연예계 전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감이 높아지는 상황으로, 이번 사태는 혐의에 대한 몇몇 사람들의 사법처리로만 끝나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정 평론가는 “한, 두 명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끝나버리면 제2, 제3의 유사 사건이 또 터질 수 있다”며 “정말 관여한 사람과 무관한 사람을 명명백백히 밝혀 잘못된 문화가 있다면 그 자체를 드러내 바꿀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인식이 없거나 약하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결국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인데 그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곽 교수는 “목표지향적인, 성과지향적인 교육의 부작용”이라며 스타 양성 및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들었다. 곽 교수는 “스타들을 양산해내기만 했지, 스타 양성에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라며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예인 기획사들이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그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정 평론가는 “연예인 기획사들의 연습생들 대상으로 인성 교육을 할 때가 있는데 가서 보면 인성 교육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다”며 “문제가 터졌을 때 덮는 건 한계가 있다. 윤리적인 차원의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