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①]‘천만이 곧’…흥행비결은 ‘버즈 마케팅’

  • 등록 2017-08-18 오전 6:35:00

    수정 2017-08-18 오전 6:35:00

영화 ‘택시운전사’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입소문의 힘이 또 한 번 증명됐다. ‘택시운전사’의 천만영화 등극에 가장 크게 기여한 흥행 요소는 버즈 마케팅이었다. 그냥 ‘입소문’이 아니라 관객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퍼진 입소문이 천만관객 동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입소문은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택시운전사’를 통해 확인됐다.

△‘군함도’와 희비 엇갈린 입소문의 차이

‘택시운전사’와 경쟁구도를 이뤘던 영화가 ‘군함도’다. ‘택시운전사’와 ‘군함도’ 모두 한민족의 아픔을 담은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다. ‘군함도’의 초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개봉 8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했다. 그러나 입소문의 성향 차이가 ‘택시운전사’와 ‘군함도’의 희비를 갈랐다. ‘군함도’가 만들어낸 각종 이슈와 논란은 ‘택시운전사’에 반사이익을 줬다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

‘군함도’는 첫 날(7월26일) 2000개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고, 일제가 아닌 친일파란 내부 적에 대한 비판으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전찬일 평론가는 “‘군함도’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 친일 등 각종 시비가 영화에 독이 됐다. 영화가 논란에 휩싸여 부정적인 여론이나 이미지가 형성되면 관람 욕구를 떨어뜨린다. 그에 비해 ‘택시운전사’는 논란에서 비껴나 있었다. ‘군함도’가 타격을 받으면서 예매율이 올라가는 역학관계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단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자 ‘군함도’는 상황을 반전시킬 요소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류승완 감독이 각종 논란에 해명을 했지만 이미 등을 돌린 관객들의 마음은 다시 돌아서지 않았다. 반면 ‘택시운전사’는 ‘군함도’의 논란을 지켜보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영화 안에 담긴 이야기는 대중의 공감을 바탕으로 입소문을 만들면서 관객을 모았다.

△정치권의 관심

정치권의 관심도 ‘택시운전사’의 흥행을 도왔다. ‘택시운전사’는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세계에 알린 공로로 2003년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한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용감한 한국인 택시기사 김사복씨와 헌신적으로 도와준 광주의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는 수상 소감에서 출발한 영화다. 5.18민주화운동에서 출발한 소재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이끌었고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3일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운트 브람슈테트와 함께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관람 후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던 당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덕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며 에델트라운트 브람슈테트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문재인 대통령, 송강호, 유해진, 장훈 감독 등.
‘택시운전사’가 흥행하면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 상승과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신체 일부가 안치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객도 증가했다.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도 고인의 묘비를 찾았다. 국립5.18민주묘지 관계자는 “‘택시운전사’를 봤다면서 방문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온다”며 “지난해 8월 1만4000명이 찾았는데 이달에는 현재까지 1만9000명이 다녀갔다. 영화의 영향도 한 몫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민심

‘택시운전사’는 고 위르겐 힌츠페터라는 외국인의 시선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려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모은 김사복과 광주의 시민, 보통사람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는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촛불의 힘으로 새 정권을 세운 2017년의 대한민국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권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할 뜻을 천명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5.18민주화운동은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 중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를 만큼 자세히 드러나지 않은 사건이다. 많은 작품에서 다뤘지만 계속 만들어지는 것은 해소되지 않은 궁금증이 있어서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2017년의 대한민국에서 다시 다뤄지는 의미가 충분한 소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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