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 넘은 관심, 멍드는 스타

  • 등록 2017-08-21 오전 6:00:00

    수정 2017-08-21 오전 6:00:00

이효리, 태연(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그냥 집에 있어요.” 스타 인터뷰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평소 일상에 대해 물어보면 이처럼 싱거운 답변이 돌아온다. 연예인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직업이다.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한 유명 여자 연예인은 호주서 어학원을 등록했다 얼마 후 그만뒀다. “교민들이 몰려 수업에 혼란을 준다”는 학원의 항의 아닌 항의 때문이었다.

스타를 향한 도 넘은 관심은 신체적·정신적 상처까지 안긴다. 가수 이상순은 최근 SNS에 “우리집에 그만 찾아오라”는 호소문을 올렸다.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을 보고 이상순·이효리 부부의 집을 직접 찾는 관광객이 이유다. 초인종을 눌러보고, 기웃거리는 이들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은 일정 차 방문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봉변을 당했다. 무작정 달려드는 환영 인파에 태연이 밀려 넘어졌고, 결국 경호원이 들어 올려 이동해야 했다. 그 와중에 성추행도 있었다. “벌벌 떨렸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태연은 SNS에 글을 남겼다. 두 사람 외에도 비슷한 일을 당하는 스타들이 적지 않다.

상황을 바꿔 생각해보자. 낯선 사람들이 수시로 집을 찾아온다. 혹은 자신에게 달려들어 신체를 만진다. 악의(惡意) 여부는 상관없다. 공포 그 자체다. 사생활 침해와 신체접촉은 누구든 있어선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몰지각한 일부는 이 같은 일을 SNS에 자랑스럽게 올린다. 범죄라는 인식은 찾을 수 없다.

연예인은 적극적인 대응도 어렵다.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공격적인 반응이나 법적 조치는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여자연예인은 상대적으로 이미지를 중요시 여겨 선택지가 많지 않다. SNS를 통해 자정작용이 있길 바라는 정도다. 속으로 앓으면 곪게 돼있다. 공황장애나 대인기피증으로 고생하는 스타들이 많은 이유다.

연예인도 무대와 화면 밖에선 일상을 살아간다. 그 자유까지 침해할 권리는 누구도 없다. 팬도 마찬가지다. 애정을 상대에 대한 권한으로 착각한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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