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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대표하는 노장 카리 웹(43)이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 골퍼’는 단연 강수연(41)이다. 강수연은 24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출전하며 약 1년 만에 국내 팬들을 찾은 자리에서 ‘롱런’의 비결로 ‘즐기는 골프’를 꼽았다.
강수연은 “즐기면서 치니까 골프가 잘된다”며 “쇼트 게임의 손맛도 좋아 계속 잘되니까 먹고 살만하다”고 깔깔 웃었다. 또 “우승에도 연연하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물론 운동량도 30대 때보다 더 늘렸다”고 덧붙였다.
1997년에 프로로 전향한 강수연은 1년 먼저 프로로 데뷔한 ‘골프 여왕’ 박세리(40)와 비슷한 시기에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KLPGA 투어 8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3승으로 박세리에 버금갈 만큼 ‘꾸준한 골프’를 해왔다. 박세리는 필드를 떠났으나 그는 아직 그린 위를 지키고 있다.
강수연의 ‘롤모델’이 낸시 로페즈(미국)인 이유다. 1957년생인 로페즈는 2003년 은퇴를 했다가 번복했고 만 50세가 되던 해인 2007년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프로통산 52승을 쓸어 담았다.
강수연은 “낸시 로페즈는 정말 골프를 즐길 줄 아는 프로골퍼였다”며 “‘로페즈 나이를 넘어설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겠다’는 목표까진 아니지만 시드를 유지할 수 있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클럽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수연은 “정말 우승할 줄 몰랐다. 샷은 정말 좋았는데 세 발짝 거리의 퍼트가 번번이 빗나갔다”면서도 “그래서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내가 탄 카트와 캐디가 탄 카트가 가장 먼저 출발했고 연장전 티샷 순서 추첨에서도 1번이 나와 그때 우승을 예감했다”고 설명했다.
모처럼 찾은 국내 무대에서 강수연은 이날 버디 없이 보기만 4개를 적어내며 4오버파 76타 중위권 성적을 적어냈다. 강수연은 아쉬움 대신 ‘걱정 없다’는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오늘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 푹 쉬고 내일 더 잘 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