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역사적 단일팀 첫 경기인데, 집에만 있으면 안 되죠”

영하 날씨에도, 집밖으로 나온 시민들
  • 등록 2018-02-12 오전 6:00:00

    수정 2018-02-12 오전 7:48:41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첫 경기 스위스전이 열린 10일 강원도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시민들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조희찬 기자)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티켓 못 구했지만 그렇다고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왔죠.”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경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전이 열린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 인근 황영조기념체육관. 영하의 날씨에 시민 3000여명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펼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단체응원은 일찌감치 모두 팔린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강원도에서 자리를 마련했다.

내부 난방이 되지 않아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고 바닥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러나 단일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뜨거웠다. 경기가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기다리는 관중들로 체육관을 이미 만원이었아. 모두 단일팀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응원하기 위한 한마음이었다. 시민들의 손에는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쥐어져 있었다. 초등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7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단일팀의 첫 실점이 나오면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응원의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단일팀의 공격으로 이어질 때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단체응원에 참여한 이지수(17) 군은 “처음엔 단일팀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화도 많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선수들 입장이었다면 정말 억울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제 시작됐고, 이왕이면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단체응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군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밝힌 이민석 군도 “북한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의 귀한 자리를 가져간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딸과 함께 응원전을 펼친 김문숙(49·가명)씨는 “티켓을 구하려고 했는데 벌써 다 팔리고 없다고 하더라”라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단일팀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주변) 체육관에서 단체응원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딸과 함께 나왔다. 조금 춥지만 나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강원도에서 유통업을 하고 있다는 추종권(55)씨는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평화 올림픽’이 완성된 것 같다. 가슴이 정말 찡하다”며 “개회식 때 태극기가 입장하고 한반도기가 들어올 땐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전세계인이 보는 만큼 끝까지 평화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10일 강원도 강릉의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열린 단체 응원에 참석한 이지수·이민석 군(사진=조희찬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