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통쾌한 반전 이끌 한국 축구 신세대 3인방

  • 등록 2018-06-14 오전 6:00:00

    수정 2018-06-14 오전 6:00:00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승우. 사진=대한축구협회
황희찬.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망은 밝지 않다, 밖에서 보는 전망은 물론 내부 기대치도 바닥이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를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젊은 스트라이커들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준비하는 대표팀의 공격 선봉은 20대 초중반의 신세대가 이끈다.

세계 최고의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한 손흥민(26·토트넘)과 묵직한 파워로 유럽 무대를 휘젓는 황희찬(22·잘츠부르크), 작은 체격에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는 우리 대표팀의 희망이다.

한국 축구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다른 나라 축구 관계자도 손흥민은 다 안다. 그만큼 손흥민은 이미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언론들이 한국 대표팀을 언급할때 손흥민은 늘 빠지지 않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러시아 월드컵 최고 선수 50명을 선정하면서 손흥민을 38위에 올렸다.

손흥민의 강점은 양발을 잘 쓰고 슈팅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페널티지역 근처까지 간다면 어느 지역이던, 어느 발로든 골을 터뜨릴 수 있다. 특히 단독 찬스가 나온다면 기회를 놓치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손흥민 혼자 힘으로 찬스를 만들 수는 없다. 그가 상대 집중 수비에 고립되지 않도록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그 역할을 황희찬과 이승우가 해야 한다.

황희찬의 최대 강점은 파워다. 그래서 별병도 ‘황소’다. 177cm로 신장은 작은 편이지만 상대 진영에서 수비수와의 몸싸움에 밀리는 법이 없다. 오히려 너무 플레이 스타일이 거칠어 옐로카드를 자주 받는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다.

튿히 황희찬은 간결한 패스 연결과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데 능하다. 황희찬이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을 벌이면 손흥민이 공간을 파고들어 마무리하는 것이 신태용 감독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황희찬은 겨우 22살이지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와 유럽클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았다. 잉글랜드, 독일 등 빅리그 클럽들이 그를 눈독 들이고 있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도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에 대해 “축구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월드컵 기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만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황희찬에게 이번 월드컵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빅리그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다.

‘막내’ 이승우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겨우 20살인 이승우가 성인대표팀에 처음 발탁되자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치열한 경쟁 끝에 당당히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평가전과 훈련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주전 미드필더로 중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좌우 측면과 가운데를 가리지지 않고 공격 2선의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상대 수비진을 단숨에 무너뜨릴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어린 나이에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이승우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달게 하는 등 사실상 주전으로 낙점한 분위기다. 이승우가 조별리그 첫 경기 스웨덴전에 출전하면 한국 축구 역사상 역대 네 번째 어린 나이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데뷔하는 선수가 된다.

손흥민과 황희찬, 이승우는 공통점이 많다. 10대 시절 일찌감치 유럽에 진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경기 중에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감정표현에 솔직한 편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톡톡 튀는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대표팀 내에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서로 더 잘 어울리는 편이다. 황희찬과 이승우는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룸메이트로 함께 생활했다. 그전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같은 방을 썼다.

하지만 손흥민이 황희찬, 이승우와 뚜렷하게 다른 점도 있다. 월드컵을 먼저 경험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 막내로 참가했지만 !무2패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당시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마치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울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손흥민의 머리와 가슴은 4년 전 눈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있다. 첫 월드컵 출전에 들떠있는 황희찬, 이승우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에게 책임감을 계속 심어주는 것도 손흥민의 몫이다.

손흥민은 최근 인터뷰에서 “(황)희찬이와 (이)승우가 항상 붙어 다니는데 가끔 철없는 모습을 보여 (선배들에게) 혼나기도 한다”며 “현재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승우도 하늘 같은 선배 손흥민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승우는 “죽기 살기로 하는 건 대표팀에 뽑힌 선수라면 당연하다. 죽기 살기뿐만 아니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대표팀에게 러시아 월드컵은 가시밭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등장이 더욱 절실하다. 지금 이 시점에선 신세대 3인방에게 모든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이들의 두 다리와 머리에 한국 축구의 희망과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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