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vasion]③할리우드 '아시아 바람' 이끄는 한국

  • 등록 2018-10-26 오전 6:02:00

    수정 2018-10-26 오전 6:02: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할리우드에 아시안 바람이 불고 있다. 북미에서 3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에 ‘올 아시안 캐스팅’을 한 영화다.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뮬란’의 실사판 영화의 주연으로 중국배우 유역비를 캐스팅 했다.

한국이 그 중심에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서치’는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연했고, 올 초 성공적으로 3부작을 마친 프랜차이즈 ‘메이즈 러너’도 한국계 배우 이기홍이 주연을 맡았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안 감독을 기용하거나 아시안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이면적 변화는 끊임없이 있었지만, 주연배우를 아시안으로 캐스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아시아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상업적 성공까지 거두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화이트 워싱’(원래는 백인이 아닌데도 백인으로 캐스팅하는 행태) 등으로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할리우드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양질의 K-콘텐츠의 힘에서 출발한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10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뒤이어 몬스타엑스, NCT 127, 블랙핑크 등이 진입장벽이 높았던 미국에서 주목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드라마 ‘굿닥터’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돼 시즌 2를 방송하는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한껏 높아졌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모은 좀비영화 ‘부산행’이 젊은 호러 거장 제임스 완의 연출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의 콘텐츠는 한류를 통해서 아시아에서는 우수성이 검증됐고, K팝 열풍으로 글로벌에서도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의 콘텐츠가 고유의 개성을 지니면서 서구화된 스타일에 미국에서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수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찾아서 보고 듣는 시대적 변화도 한국 콘텐츠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변화의 요인을 사회 분위기와 연관 짓기도 한다. 인종 차별, 이민자 차별 등에 대한 반 트럼프 정서가 다인종, 다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용으로 할리우드 내 아시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흑인 슈퍼히어로 ‘블랙팬서’가 북미에서 5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언어 장애를 가진 여성과 괴생명체의 사랑을 그린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에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안긴 것도 무관하지 않다. 아카데미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2년간 흑인 감독(베리 젠킨스)과 멕시코 출신 감독(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에 작품상을 수여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사는 나라지만 미국 사회는 백인 중심 사회고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차별은 점점 더 심해지는 분위기”라며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팬서’ ‘서치’의 미국 내 성취는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회복 기원과 그들의 성공을 통한 비주류 계층의 대리만족도 작용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특히 ‘서치’가 좋았던 건 출연진이 동양인이라는 것뿐 ‘동양인이 사는 방식이 이렇다’는 게 없었다는 점이다”며 “K-콘텐츠를 포함한 아시안 콘텐츠가 할리우드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 외부인의 시선으로 콘텐츠를 보게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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