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미 “‘19금’ 편견에 슬럼프도…송은이·강유미 큰 힘”(인터뷰)

  • 등록 2019-01-06 오전 7:00:10

    수정 2019-01-06 오전 7:00:10

안영미(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진짜 저는 겁이 많다. 어느 순간 ‘19금 캐릭터’에 철부지 이미지가 굳어졌다. 때문에 방송에서 맞지 않은 옷을 입기도 했다. 힘들었던 시기였다. 무대에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고 했지만 실제 저는 그렇지 못했다.”

뜻밖의 고백이었다. 담담하다 못해 편안한 말투였지만 진지한 눈빛에 지난 고충이 담겨 있었다. 개그우먼 안영미였다. 그는 거침없는 캐릭터로 사랑 받았다. 인터뷰 할 때도 “셀럽 파이브를 탈퇴하려면 임신 밖에 방법이 없다”는 농담을 스스럼없이 하고, 카페를 가득 채울 만큼 웃음소리가 컸다. 대중이 익히 잘 알고 있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소심한 겁쟁이”라고 표현했다. 송은이와 강유미 등 동료들이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덕분에 지난 2018년 다양한 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지도 않더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또한 선입견이었다. 이제 자연스럽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종횡무진 2018년…“쉬운 것 없어”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맨로 데뷔한 안영미는 동기인 강유미와 합을 맞춘 KBS2 ‘개그콘서트’ 코너 ‘GO!GO! 예술 속으로’, ‘분장실의 강선생님’ 등으로 주목 받았다. 2007년 감상선암 수술로 주춤했지만 MBC에브리원 ‘무한걸즈’, tvN ‘코미디빅리그’, ‘SNL코리아’ 등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섹드립’(야한 농담)은 그의 주된 무기였다. 어느 순간부터 “YG엔터테인먼트에 가면서 일이 없어졌다”고 자학할 만큼 공백기가 찾아왔다. 같은 소속사 유병재와도 비교됐다. 부담감만 커졌다. 우울증이 올 정도였다.

“이런저런 생각만 많이 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생각하기 전에 움직이자 결론을 내렸다. 송은이 선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충분히 안주해도 될 위치인데 계속 도전한다. 부끄러웠다. 남이 떠주는 밥만 먹을 줄 알았다. 남 탓만 했다. 그럴 때 ‘계룡선녀전’을 만났다.”

2018년은 그에게 특별했다. 본업인 개그는 물론 지난달 25일 종영한 tvN 드라마 ‘계룡선녀전’, 프로젝트 걸그룹 셀럽 파이브, MBC 표준FM ‘안영미, 최욱의 에헤라디오’까지 종횡무진했다. 성과도 좋았다. 첫 정극인 ‘계룡선녀전’에서 조연을 맡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셀럽 파이브는 2집까지 발매했다. ‘2018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라디오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세상 쉬운 것은 없더라.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놀랐다. 아이돌도 아무나 못한다. 연습량이 상당하다. 체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한편으론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 춤을 좋아하는데 셀럽 파이브를 준비하면서 원 없이 춤을 췄다. (웃음).”

안영미(사진=YG엔터테인먼트)
◇“실제론 겁쟁이…악플에 상처도”

‘소심한 안영미’는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물으니 댓글을 꼼꼼히 본다며 “생각이 너무 많아 오히려 하지 않는 수동적인 사람이다. 제안을 받으면 ‘이런 악플이 달리면 어떡하지’ 생각부터 했다”고 공백기를 떠올렸다.

‘섹드립’이 절정이었던 ‘SNL코리아’은 양날의 검이었다. 큰 사랑도 받았지만, 강박도 남겼다. 방송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 시절이었다. 이는 일상에도 영향을 줬다. 늘 웃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던 그는 “그래서 실수도 많이 했다. 사람 만나는 일도 꺼려졌던 시기였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강유미와 송은이는 큰 힘이 됐다. 동기이자 절친인 강유미는 유튜브를 제안했다. 2016년 ‘안영미, 강유미의 미미채널’이 개설됐다. 구독자들과 댓글을 주고 받으며 소통의 재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춤을 좋아하느냐”는 송은이의 제안으로 셀럽 파이브도 합류했다.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툴툴거리면서도 “팀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든든하다.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부터 고정 출연한 라디오도 한 몫했다. 처음에는 시사라는 주제가 버거웠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우연히 만난 어머님, 아버님들이 ‘라디오를 잘 듣고 있다’고 하신다.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안영미란 사람이 대중화된 느낌을 받았다. 비우는 법도 배운다. 무조건 웃기기보다 참아야할 때를 알게 됐다.”

안영미(사진=YG엔터테인먼트)
◇다음 도전은 ‘안영미쇼!’

지난해 안영미 외에도 이영자, 박나래, 송은이, 김숙, 신봉선 등 여성 예능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이영자와 송은이를 언급하며 “전체를 보는 안목을 배운다. 개그우먼이기 때문에 어떻게 웃긴 말을 할까 늘 생각한다. 두 분은 본인이 튀려고 하지 않는다. 저는 한참 멀었구나 하고 깨닫는다”고 말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각 방송사 마다 있었던 공개 코미디는 이제 ‘개그콘서트’와 ‘코미디 빅리그’ 뿐이다. 그는 “운 좋게도 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겁먹지 말고 다양하게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안영미 쇼’였다. 연말께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19금’ 요소에 메시지를 더한 콘서트로 꾸미고 싶다고 희망했다. “무대에 섰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였다. 관객들이 마음을 여는 순간은 그에게 보람찬 희열을 안겼다.

“배우든 가수든 정해진 선이 없다는 게 좋다. 많이 도전하고 싶다. 첫 번째 옷은 당연히 개그우먼이지만, 다양한 옷을 입고 싶다. 그럴 수 있어 행복하다.”

안영미(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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